14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메인크 장관은 어떤 역할을 하는 무기가 어느 정도 규모로 배치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WP는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 능력에 미군이나 미국 위성을 타격하는 데 이용되는 적의 위성을 직접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전했습니다. 설명에는 '보호'가 붙었지만, 상대 위성을 없애는 기능이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WP는 이를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노골적인 경고 메시지로 해석했습니다.
그동안 적대국의 위성을 겨냥한 대위성무기(ASAT)는 지상이나 전투기에서 미사일을 쏘아 위성을 맞히는 방식이었습니다. 무기는 지구에 있고 표적만 우주에 있었던 셈입니다. 지금은 무기 자체가 궤도를 돌면서 표적 위성에 접근해 타격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간 중국과 러시아가 레이저나 위성통신 교란 등 궤도상의 공격적 위성 기동훈련으로 미국 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첫째는 표적 위성에 접근해 레이저를 쏘거나 고출력 전자파로 통신을 마비시키는 방식입니다. 부수지 않고 기능만 죽이는 소프트 킬입니다. 둘째는 로봇팔이나 추진기로 위성을 궤도에서 밀어내거나, 충돌시켜 고장 내는 방식입니다. 셋째는 금속 자탄을 방출해 위성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 킬입니다. 세 방식 모두 궤도에서 상대에게 가까이 붙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접근 기동 기술이 핵심으로 꼽힙니다.
중국은 2022년 SJ-21호 위성으로 정지궤도에 있던 자국의 고장 난 위성에 근접했습니다. 로봇팔로 잡은 뒤 궤도에서 이탈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이 기술이 자국 위성의 수리와 폐기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같은 기술이 상대국의 군사·정찰 위성을 제거하는 데 쓰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은 시험용 위성을 동원해 대규모 고속 접근 기동 훈련을 했고, 무인 우주선에서 소형 자탄이나 정찰용 보조 객체를 방출하는 시험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도 수년 전부터 궤도형 시험 위성을 미국 정찰위성과 같은 궤도에 올려 밀착 추적기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항공우주 안보를 연구하는 카리 빙겐은 중국과 러시아가 우주 무기를 적극 개발 중인 것을 감안할 때, 미국이 궤도상 우주 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대 평가도 나왔습니다. 비영리단체 세이프월드재단의 빅토리아 샘슨은 중국과 러시아가 유사한 대응에 나설 경우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발표로 우주에 무기를 배치하는 행위 자체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우주의 무기화와 전장화, 군비경쟁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우주에서 군비 확장과 전쟁 준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구분해두면 좋습니다. 확인된 것은 미국이 궤도상 우주 무기를 배치했다고 공군장관이 직접 인정했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무기의 종류와 수량, 배치된 궤도입니다. 앞으로 나오는 보도에서 이 세 가지 중 무엇이 새로 공개되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궤도 위에 무기가 올라가 있다는 사실만 공개됐고, 그 실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