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는 통신 인프라 고도화 수요와 풍부한 광물자원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입니다." LS 관계자가 2026년 9월 16일 밝힌 말입니다. 이날 서울에서는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서밋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흘 사이, LS그룹은 중앙아시아 3개국을 상대로 협약 문서 3건에 서명했습니다. 한 번의 행사에서 몰아친 일이 아니라, 2024년부터 이어온 협의의 결과였습니다.
LS그룹이 2026년 9월 1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LS전선과 LS MnM은 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 3개국의 정부와 연구기관을 상대로 총 3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서명은 하루에 몰린 것이 아닙니다. 9월 13일 LS MnM이 타지키스탄 산업신기술부와, 9월 14일 LS전선이 투르크메니스탄 통신부와, 9월 16일 LS MnM이 카자흐스탄 측과 각각 협약을 맺었습니다. 사흘 동안 3개국, 3건입니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표됐지만, 논의의 출발점은 2년 전입니다. LS전선과 투르크메니스탄 통신부는 2024년부터 현지에 광케이블 제조시설을 세우는 방안과 대규모 케이블 공급 방안을 함께 협의해왔습니다. 광케이블은 유리섬유로 신호를 보내 인터넷과 통신망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선입니다. 즉 이번 협약은 새로 시작된 논의가 아니라, 2년간 이어온 협의를 문서 형태로 정리한 단계에 해당합니다.
이번 협력은 계열사별로 갈라집니다. 한쪽은 통신, 다른 쪽은 자원입니다. LS전선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통신 인프라 구축을 맡는 방향이고, 사업이 구체화되면 해저·지중 케이블 시공을 담당하는 LS마린솔루션과 연계해 현지 시공 프로젝트 수주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LS그룹은 밝혔습니다. LS MnM은 자원 쪽입니다. 타지키스탄 산업신기술부와는 현지 광물자원 개발과 투자 가능성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9월 16일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희소금속센터, 카자흐스탄 사트바예프대 야금·광석선광연구소와 함께 희소금속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다자간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협약에 참여한 기관들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잇는 희소금속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숫자만 보면 3개국 3건이지만, 문서의 성격은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이 아니라 협력할 의향을 문서로 확인한 것입니다. 실제 공사 물량과 금액, 일정은 별도 협상을 통해 정해집니다. 실제로 투르크메니스탄 건은 2024년부터 협의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사업이 구체화되면"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타지키스탄 건도 개발이 아니라 "개발과 투자 가능성의 공동 검토" 단계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계약 규모나 착공 시점이 제시된 사업은 없습니다.
LS그룹이 설명한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지의 통신 인프라 고도화 수요, 다른 하나는 광물 자원입니다. LS 관계자는 "전력·통신 인프라와 자원·소재 분야 기술력을 활용해 신시장 진출과 한·중앙아시아 간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케이블을 팔 시장과 원료를 들여올 산지를 같은 지역에서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핵심광물과 희소금속은 반도체·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의 원료로 쓰여, 어느 나라에서 조달하느냐가 곧 공급망 문제로 이어집니다.
기업의 해외 협약 소식을 볼 때는 '몇 건'보다 '어느 단계'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업무협약, 본계약, 착공은 서로 다른 단계이고, 이번 3건은 모두 첫 단계에 있습니다. 리드에서 인용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표현도 실적이 아닌 전망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분명합니다. 투르크메니스탄 광케이블 제조시설 설립이 본계약으로 넘어가는지, 타지키스탄 광물 공동 검토가 실제 투자 결정으로 이어지는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