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준비모임에서 논의된 정책 방향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연간 1조 5000억 원 규모의 '지방주거복지세' 신설, 다른 하나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입니다. 현재 약 194만 호인 공공주택을 250만 호까지 늘려, 전체 주택 재고의 1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로 제시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남근·오기형·허영·염태영 의원이 참석했습니다. 특위는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함께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주거복지세는 무에서 나오는 세금이 아닙니다. 지금 담배소비세는 연간 약 3조 5000억 원 규모인데, 이 가운데 1조 5000억~1조 6000억 원가량이 지방교육세라는 이름으로 시·도 교육비특별회계에 들어갑니다. 이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가 올해 말 일몰, 즉 법에 정해진 기한이 끝나 사라집니다. 특위는 이 재원을 주거복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김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주거복지 관련 세금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정부 측이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세목 이름에 '지방'이 붙은 이유가 있습니다. 주거복지의 실제 전달은 광역·기초 지방정부와 지역 주거복지센터에서 이뤄지는데, 안정적인 재원과 전담 인력이 없으면 사업이 해마다 흔들립니다. 염태영 의원은 "지방 중심의 주거복지 전달체계를 확립하자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지방주거복지세를 신설해 지방정부의 주거복지 전담 인력을 배정하고 예산 지원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위는 지역 주거복지센터를 중심으로 흩어진 지원 기능을 모으는 방안도 함께 추진합니다.
공공임대는 이미 194만 호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특위가 정책 전환을 말하는 이유는 물량 자체가 아닙니다. 김 의원은 "공급자 위주로 돼 있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입지와 품질이 좋고 청년에게 특화된 커뮤니티를 갖춘 '보편형 공공임대'를 늘리자는 것입니다. 재고의 노후화도 과제입니다. 준공 후 15년가량 지난 공공임대는 리모델링하고, 30년 이상 된 주택은 고밀도로 재건축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면서 물량도 함께 늘린다는 구상입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목표치를 더 길게 봤습니다. "길게 보면 공공임대 물량이 전체 임대시장에서 20% 이상 확보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공급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에 상응하는 재원을 조달해야 하고 올해 예산안을 운영할 때부터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나온 '재고의 10%'는 전체 주택을 모수로 한 수치이고, 이 '20% 이상'은 임대시장만을 모수로 한 장기 논의 목표입니다. 허영 정책위 사회수석부의장은 "청년주택과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시니어주택에 정부 차원의 재정 투입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오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의 청년 분야 재원을 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으로 제시했습니다.
논의 목록에는 새 아파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쪽방촌·고시원·반지하 거주 가구를 위한 관리비 지원, 폭염 취약가구의 에어컨 설치 지원이 검토 대상에 올랐습니다. 주거급여 외에 월세를 보조하는 주거 바우처 문제도 주거복지단체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입니다. 지금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면 창구는 거주 지역의 주거복지센터입니다. 특위가 분산된 기능을 이곳으로 모으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상담 창구 역할도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위는 시니어주택·사회주택·지원주택 현장을 매달 한 차례 방문해 세부 정책을 구체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담배 한 갑에 붙던 세금이 어디로 갈지는, 올해 말 일몰 시점 전에 결정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