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하루만 돌아가는 화장지 라인 이달 10일 충남 논산의 모나리자 화장지 공장 생산동. 가로 폭 2.73m의 대형 원단이 설비에 맞물려 빠르게 풀렸습니다. 엠보싱과 접착 공정을 거쳐 긴 원통으로 다시 감기고, 일정한 폭으로 잘려 개별 화장지가 됐습니다. 짙은 파란색 포장에 금색으로 'PASEO'라고 적힌 완제품이 컨베이어를 따라 적재 공정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라인이 돌아가는 날은 한 달에 하루뿐입니다.
파세오는 모나리자의 모회사인 인도네시아 제지기업 APP그룹이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프리미엄 화장지 브랜드입니다. 그동안은 해외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생산·판매돼 왔습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논산공장에서 첫 제품이 나온 날은 지난 6월 1일입니다. 모나리자는 이 생산을 위해 지난해 약 80억 원을 투입해 신규 설비를 구축했습니다. 2015년 준공된 논산공장은 약 2만 평 규모로 두루마리 화장지와 미용티슈, 키친타월을 만듭니다. 하루 생산능력은 250톤입니다.
시작은 지난해 말 꾸린 신제품 태스크포스입니다. 해외에서 팔리는 파세오 제품과 관련 기술을 먼저 검토했습니다. 그 뒤 약 6개월 동안 원지 시제품 생산과 가공 테스트를 반복했습니다. 1977년 설립 이후 '모나리자', '땡큐', '굿모닝'으로 이름을 알려온 회사가 프리미엄 라인을 따로 세운 것입니다. 모나리자는 올해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생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제품 중심의 매출 구성에 프리미엄 제품군을 얹는다는 구상입니다.
파세오의 가장 큰 특징은 4겹입니다. 겹을 하나 더 얹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원지 단계부터 부드러움과 표면의 매끄러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펄프 배합과 섬유 결합 방식, 원지 표면의 미세한 주름인 '크립'까지 조절했습니다. 가공 단계에는 파세오 전용 '마이크로 필로우 엠보싱'을 적용했습니다. 미세한 벌집 형태의 패턴과 곡선으로 볼륨감을 살리고 피부에 닿는 촉감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두루마리 화장지에서도 미용티슈에 가까운 사용감을 내는 것이 회사가 설정한 목표입니다.
모나리자는 기존 원지와 엠보싱 기술을 단순히 조합하는 방식으로는 원하는 품질을 구현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가공 조건을 따로 찾아야 했습니다. 현장에서 화장지 생산 공정 대부분은 자동화 설비가 맡고 있었습니다. 다만 품질 관리 등 핵심 공정에는 전문 인력 여럿이 투입돼 있었습니다. 회사는 APP그룹이 뉴질랜드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판매하는 파세오의 품질 기준을 충족했고, 불량률도 크게 낮췄다고 밝혔습니다. 수요가 늘면 생산일수를 늘릴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파세오의 국내 생산을 주도한 양기문 모나리자 생산본부장(상무)은 "파세오의 4겹 구조와 프리미엄 품질을 구현하기 위해 생산 현장에서는 수많은 공정 조건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품마다 균일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생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관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회사는 국내 소비자가 부드러움뿐 아니라 흡수력과 두께까지 함께 따지고, 시장도 3겹 중심에서 4겹으로 넓어지는 추세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회사 측 시장 판단입니다.
이 제품을 먼저 만나게 될 곳은 마트가 아닐 수 있습니다. 모나리자는 호텔과 리조트, 골프클럽처럼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기업 간 거래 채널로 판매처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호텔과는 객실 비치와 공급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입니다. 화장지를 고를 때 브랜드 이름보다 포장에 적힌 겹 수와 용도 표기를 보면, 시장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하루 돌아가는 논산공장의 그 라인이, 회사가 말하는 변화의 첫 생산 거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