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8시였습니다. 정규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이었는데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17% 오른 26만 500원에 거래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3.44% 상승한 180만 5,000원이었습니다. 하루 전 같은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이틀 사이 기업 실적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18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삼성전자는 3.17%, SK하이닉스는 3.44% 오른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정규장이 열리기 전 대체거래소에서 이뤄지는 시간외 거래, 프리마켓에서의 가격입니다. 오름세는 두 종목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SK스퀘어가 3.08%, 삼성전기가 3.01% 올랐습니다. 삼성물산 2.39%, LG에너지솔루션 1.37%, 현대차 1.24%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상승 방향이었습니다.
직전 거래일 시장은 급락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였습니다. 그런데 1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방향을 되돌렸습니다. 나스닥종합지수가 1.69% 오른 2만 6,418.30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1.14% 상승한 7,637.76,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1% 오른 5만 1,778.04였습니다. 불확실성 해소와 저가 매수세 유입이 반등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인상 자체는 부담이었지만, 인상 여부가 정해졌다는 사실이 다른 방향으로 작용한 셈입니다.
움직인 지표는 두 개였습니다. 먼저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입니다. 전날 5%를 웃돌았던 이 금리는 17일 4.946%로 내려왔습니다. 국채금리는 위험을 지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의 기준선 역할을 합니다. 이 선이 높아질수록 주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집니다. 다른 하나는 유가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미국산 원유의 국제 기준 가격인 서부텍사스산원유는 0.51% 내린 배럴당 101.9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두 지표가 함께 내려온 것이 증시 반등의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17일 미 증시에서 눈에 띈 업종은 반도체였습니다. 인텔이 7.7% 급등했고 마이크론이 5.5%, 엔비디아가 2.5%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가 내년 메모리 공급 부족을 전망한 최근 발언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이는 인텔 경영진의 전망이며, 확정된 수급 자료는 아닙니다. 간밤 미 증시의 이런 흐름이 18일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프리마켓 강세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대편 사실도 있습니다. 유가는 하락했다고 해도 배럴당 101.91달러로, 여전히 100달러선 위입니다. 더 분명한 쪽은 수급입니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에서 2조 2,00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하루로 끝난 것이 아니라 연일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수와 프리마켓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도 외국인 자금은 반대 방향으로 나갔습니다. 이 두 가지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미 10년물 금리가 4.5%를 웃돌면 주가 추세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강했지만 이번주 여러 차례 5.0%선을 넘나드는 과정에서도 주식시장은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매도에 대해서는 “연속 순매도는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응한 단기 리스크 관리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금리 기준선에 대한 시장의 내성과, 매도의 성격을 구분해서 본 진단입니다.
이번 국면에서 시장이 실제로 확인하고 있는 숫자는 두 개입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5% 선, 그리고 서부텍사스산원유의 배럴당 100달러 선입니다. 17일 기준 금리는 4.946%로 아래에 있고, 유가는 101.91달러로 위에 있습니다. 여기에 외국인 순매도가 며칠 더 이어지는지가 함께 지켜볼 지점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18일 오전 8시의 3%는 프리마켓, 즉 정규장이 열리기 전 시간외 거래에서 나온 가격입니다. 정규장에서 같은 폭이 유지됐는지는 그 시점에서 다시 확인해야 하는 숫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