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한 번 투여에 30분. 병원 의자에 앉아 혈관으로 약이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1~2분으로 줄어든 제형이 일본에서 허가를 받았습니다. 국내 기업 알테오젠의 기술이 그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2026년 9월 18일,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이 일본에서 제조 및 판매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제품명은 '키젝트'입니다. 일본에서 허가된 첫 번째 피하주사 제형 면역관문억제제입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경로를 막아 항암 면역반응을 되살리는 약물입니다. 승인의 근거가 된 것은 진행성·재발성 비소세포폐암 3상 임상입니다.
키트루다는 일본에서 2017년 발매 이후 광범위한 암 적응증에 처방돼 왔습니다. 이번 승인은 새로운 약을 들여온 것이 아니라, 이미 쓰이던 약의 투여 방식을 바꾼 것입니다. 순서로 보면 미국과 유럽, 캐나다 허가에 이어 일본이 뒤를 이었습니다. 알테오젠의 제형 변경 물질이 적용된 제품이 주요 시장에서 차례로 판매 허가를 받아온 흐름 위에 놓인 승인입니다.
키젝트는 MSD의 키트루다와 알테오젠의 ALT-B4를 함께 담은 복합제입니다. ALT-B4는 피부 밑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피하 조직 안에서 약물이 퍼지고 흡수되는 것을 돕는 물질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혈관을 찾지 않고 피부 밑에 약을 넣을 수 있습니다. 기존 정맥주사는 혈관을 통해 약 30분이 걸리지만, 피하주사 제형은 약 1~2분 만에 투여가 끝납니다.
임상에서 확인된 것은 '더 낫다'가 아니라 '뒤지지 않는다'였습니다. 피하주사 제형과 정맥주사로 투약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비교한 결과, 피하주사 제형의 비열등성이 확인됐습니다. 안전성에서도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다른 새로운 이슈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즉 이번 승인의 근거는 효과가 앞선다는 데이터가 아니라, 같은 수준의 효과를 훨씬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있다는 데이터입니다.
알테오젠은 2026년 8월, MSD로부터 피하주사형 키트루다 판매에 따른 첫 번째 판매 마일스톤 2,500만 달러(약 345억 원)를 수령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양사 라이선스 계약에 담긴 키트루다SC 판매 마일스톤은 최대 10억 달러(약 1조 3,800억 원) 규모이며, 이번 금액은 그중 첫 번째로 달성된 것입니다. 남은 금액은 판매 조건이 충족될 때 받는 구조로, 확정된 수익이 아닙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ALT-B4를 적용한 제품들이 주요 시장에서 상업화되면서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의 기술력과 상업적 가치가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승인으로 일본에서도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 약을 어떤 방식으로 투여할지,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 것입니다. 알테오젠의 기술이 실제로 돈이 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회사 발표보다 공시를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판매 마일스톤 수령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서 기업명으로 검색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30분에서 1~2분으로 줄어든 그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장에서 반복될지가 남은 관전 지점입니다.
(2026년 9월 18일 알테오젠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