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주주의 동의만으로 거래의 성사를 보장할 수 없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9월 18일 낸 입장문에 담긴 문장입니다. 두 달 가까이 진행된 가비아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은 72만1413주였습니다. 최소 목표였던 326만7629주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상장폐지 계획은 그 지점에서 멈췄습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가비아 주식을 주당 4만8000원에 사들일 계획이었습니다. 매수 목표는 최소 326만7629주, 최대 980만5505주였습니다. 불특정 다수 주주에게 가격과 수량을 제시하고 장외에서 한꺼번에 주식을 사들이는 공개매수 방식이었습니다. 목적은 자진 상장폐지였습니다. 상장사가 스스로 증권시장에서 주식 거래를 끝내는 절차이고, 그러려면 소수 주주 지분을 사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20일부터 9월 17일까지 진행된 이번 공개매수에 응한 물량은 72만1413주에 그쳤습니다. 최소 수량 기준으로 약 22% 수준입니다. 수량 미달로 거래는 무산됐습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그동안 공개매수 가격이 낮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요구한 수준은 주당 6만5400원에서 7만9900원이었습니다. 제시된 4만8000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 간극은 공개매수 기간 내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마감일인 9월 17일까지 응모 수량은 채워지지 않았고, 조건은 그대로 유지된 채 기간이 끝났습니다.
얼라인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로 지목한 것은 거래 구조였습니다. 기존 경영진은 재투자를 통해 경영 참여와 향후 가치 상승의 기회를 유지합니다. 반면 일반 주주는 현금을 받고 투자 관계가 완전히 종료됩니다. 같은 회사의 앞날을 두고 한쪽은 남고 한쪽은 떠나는 구조입니다. 얼라인이 지적한 이해 상충 우려는 이 비대칭에서 나옵니다.
얼라인은 이번 무산을 "자본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중요한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지배주주의 동의만으로 거래 성사를 보장할 수 없고, 일반 주주가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조건을 정하는 쪽과 그 조건을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쪽이 달랐습니다. 후자가 응하지 않자, 발표된 계획은 그대로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얼라인은 가비아 측 이사회가 독립적인 가치 검증과 일반 주주를 위한 최선의 조건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자진 상장폐지를 다시 추진한다면, 현금을 받고 투자 관계가 종료되는 일반 주주에게 기존보다 더 나은 조건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붙였습니다. 중복상장 구조입니다. 지배회사와 자회사·손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구조를 말합니다. 얼라인은 케이아이엔엑스 등 다른 상장 자회사·손자회사 일반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해법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개매수는 주주가 응할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그리고 응모 수량이 정해진 최소치를 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번 가비아 사례에서 최소치는 326만7629주였고, 실제 응모는 72만1413주였습니다. 공개매수가 진행될 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공시된 가격과 수량, 그리고 응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세 가지는 공개매수 신고서에 적혀 있습니다. 얼라인이 말한 "일반 주주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판단하는 주체는, 결국 응모서를 낼지 결정하는 주주 자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