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만 1,413주. 맥쿼리자산운용이 가비아 주주들로부터 받아낸 물량입니다. 필요했던 최소 수량의 5분의 1 남짓입니다. 두 달간 이어진 공개매수는 이 숫자에서 멈췄고, 그 결과 맥쿼리의 가비아 경영권 인수 자체가 흔들리게 됐습니다. 주주들에게 제시된 가격은 당시 시세보다 41.6% 높은 값이었습니다.
2026년 9월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맥쿼리 측 특수목적법인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가 7월 20일부터 9월 17일까지 실시한 가비아 공개매수에 응모한 물량은 72만 1,413주였습니다. 공개매수는 사전에 가격과 기간, 수량을 공시하고 여러 주주로부터 주식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맥쿼리가 내건 최소 수량은 326만 7,629주, 지분율로는 24.3%였습니다. 최대 73.1%까지 사들일 계획이었지만 하한선조차 채우지 못했습니다. 목적은 가비아를 코스닥 시장에서 스스로 떼어내는 자진 상장폐지였습니다.
시작은 2026년 7월이었습니다. 맥쿼리는 가비아 최대주주인 김홍국 대표 외 2인이 보유한 보통주 전량 327만 248주, 지분 24.4%를 1주당 4만 8,000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습니다. 특정 주식을 정해진 가격과 조건으로 사고팔기로 하는 계약입니다. 계약과 동시에 공개매수가 시작됐습니다. 최대주주 지분만으로는 상장폐지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9월 17일 공개매수가 종료되면서, 7월의 계약도 함께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맥쿼리는 공개매수를 시작할 때 응모 물량이 최소 예정 수량에 미달하면 주식을 사들이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목표는 상장폐지였고, 그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만 사들이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조건은 계약서 안에 있었습니다. 맥쿼리와 김 대표 측은 공개매수에서 최소 수량 확보에 실패하면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공개매수 실패가 최대주주 지분 인수까지 되돌리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맥쿼리의 가비아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공개매수가 1주당 4만 8,000원은 최대주주 측 지분 인수가와 같은 값이었습니다. 공개매수 신고서 제출 직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하면 41.6%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최대주주와 동일한 조건, 시세 대비 40% 넘는 프리미엄이라는 두 가지 명분이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도 주주들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시세보다 높다는 것과 회사 가치에 걸맞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반응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가비아는 국내에서 클라우드 인프라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공개매수 과정에서 가비아 주주로 있는 펀드 운용사 여러 곳이 가격 등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분 24.2%를 보유한 미국계 펀드 운용사 미리캐피털은 1주당 4만 8,000원이 가비아의 기업가치를 크게 낮게 평가한 가격이라며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최대주주 지분율 24.4%와 거의 같은 규모입니다. 지분 14.3%를 가진 국내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공개매수 가격을 독립적으로 검증하고 경쟁 인수 후보를 찾아볼 것을 촉구했습니다. 가격 자체보다 가격이 정해진 절차를 문제 삼은 요구입니다.
공개매수는 응하지 않을 선택지가 함께 주어지는 절차라는 점입니다. 조건이 공시되고 기간이 정해지며, 최소 수량 미달 시 매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조항의 내용과 계약 해제 조건은 전자공시시스템의 공개매수 신고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9월 18일 오전 9시 14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가비아는 전 거래일 대비 6.27% 상승한 4만 1,550원에 거래됐습니다. 제시됐던 4만 8,000원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72만 1,413주에서 멈춘 공개매수 이후, 남은 것은 되돌아간 계약과 다시 열린 지분 구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