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4% 내린 6715.41로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1% 넘게 올랐지만 외국인 매도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같은 날 코스닥은 0.76% 오른 822.18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 회의 결과가 시장에 전해진 직후였습니다. 회의 결과는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둔 이른바 '매파적' 내용이었습니다. 연준은 3년 만에 기준금리를 4.00%로 올렸고,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통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하루만의 일이 아닙니다. 코스피는 이달 10일 7033.92로 7000선을 넘어선 뒤 17일까지 4.53%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836.92에서 822.18로 1.76%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두 지수의 등락률 차이는 2.77%포인트입니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낙폭을 그만큼 덜 키웠다는 뜻입니다. 7000선 돌파라는 기록이 나온 지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격차입니다.
두 시장에서 지수를 지탱한 종목군이 달랐습니다. 코스피에서는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던 반도체 대형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1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대신 금융과 조선·방산 등 산업재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 하단을 받쳤습니다. 금융주는 고금리 수혜 기대가 반영됐고, 방산과 조선은 개별 호재와 실적 흐름이 뒷받침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바이오·2차전지 대형주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지수를 떠받쳤습니다. 17일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가 1%대 올랐고,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도 강세였습니다.
통상 금리 상승은 코스닥에 더 부담입니다. 코스닥은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 성장을 기대하는 종목 비중이 높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그 미래 가치가 깎이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였습니다. 3년 만의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시사라는 조건에서도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낙폭을 제한했습니다. 대형주 한두 개가 지수를 끌고 가는 대신, 여러 업종으로 매수 자금이 옮겨 다니는 순환매가 이어진 영향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을 시사하고 스타십 궤도 비행 기대가 커지면서 우주항공 관련주가 올랐고, 성호전자는 자회사의 광통신 장비 수주 소식에 급등했습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매파적 FOMC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반도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금융·산업재가 지수를 지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코스닥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향성이 부재한 수렴 과정에서도 7거래일 연속 양봉을 이어갔고, 소부장이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국면에서도 상승 마감이 반복됐다는 의미입니다.
'코스피 하락'이라는 한 줄만으로 국내 주식시장 전체를 읽기는 어려운 국면입니다. 같은 금리 소식에 두 지수가 다르게 움직였고, 같은 지수 안에서도 반도체와 금융·산업재의 방향이 갈렸습니다. 지수 등락률 하나보다, 어떤 업종이 오르고 어떤 업종이 빠졌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실제 흐름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연준이 점도표에서 열어둔 추가 인상을 실제로 실행하는지, 그리고 코스피 상승분을 지웠던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는지입니다. 장중 1% 넘게 올랐던 지수를 마감 때 되돌린 힘이 어디서 왔는지가 다음 며칠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