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네 자리 가운데 한 자리를 방탄소년단(BTS) 소속사가 맡게 됐습니다. 벤처기업협회는 19일, 하루 전 열린 '2026년도 제3차 정기이사회'에서 6개 기업을 신규 임원사로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하이브가 부회장사로 합류했습니다. 음악 기획사가 벤처 단체의 의사결정 테이블에 앉은 것입니다.
2026년 9월 18일 열린 벤처기업협회 제3차 정기이사회에서 신규 임원사로 선임된 기업은 모두 6곳입니다. 협회는 이 결과를 다음 날인 19일 공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부회장으로 선임된 인원은 4명입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준혁 금용기계 대표,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입니다. 이사로 합류한 인원은 2명으로, 이진 엘박스 대표와 서재원 티유게더 대표입니다. 6명 중 3분의 2가 부회장급으로 들어온 구성입니다.
이번에 합류한 6곳의 업종을 나열하면 콘텐츠, 벤처투자, 기계 제조, 문화금융, 법률정보, 헬스케어 지원으로 갈립니다. 전통적인 제조 기업은 섬유기계와 산업기계를 다루는 금용기계 한 곳입니다. LB인베스트먼트는 30년 가까운 업력 동안 국내 스타트업 500곳 이상에 투자해 온 벤처투자사입니다. 뮤직카우는 음악과 금융을 결합한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엘박스는 법률정보와 판례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티유게더는 헬스케어 분야의 경영·행정 지원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대형 K팝 기획사인 하이브가 부회장사를 맡으면서 콘텐츠 산업과 벤처 생태계 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브는 음악을 기반으로 콘텐츠와 지식재산, 플랫폼을 융합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식재산은 캐릭터·음악·영상처럼 권리 자체로 수익을 내는 자산을 말합니다. 콘텐츠 기업이 플랫폼과 기술 영역까지 다루게 되면서, 스타트업과 겹치는 지점이 생긴 셈입니다. 협회는 신규 임원사들과 함께 신산업 분야 창업 활성화, 벤처기업 성장 지원, 투자 및 사업 협력 확대, 정책·제도 개선의 네 갈래로 협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원사라는 이름을 보면 회사 크기가 기준일 것 같지만, 협회가 밝힌 설명은 다릅니다. 협회는 하이브 외 5개 기업에 대해 "각 산업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벤처·스타트업을 지원한 기업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명단에는 500곳 넘게 투자한 투자사와, 아직 시장 자체가 새로운 문화금융·리걸테크 기업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시장을 만든 쪽과 돈을 대는 쪽이 같은 테이블에 앉은 구성입니다. 다만 협회가 각 기업을 선임한 개별 사유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산업 간 연결과 협력을 확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벤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협회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의 무게는 '산업 간 연결'에 있습니다. 벤처 단체가 기술·제조 중심에서 콘텐츠와 금융, 의료까지 접점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다만 이 계획이 어떤 사업으로 구체화될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협력 기반을 마련할 '계획'까지가 이번에 공개된 내용입니다.
벤처기업협회의 임원사 명단은 협회가 앞으로 어느 산업과 손을 잡을지를 보여주는 지도에 가깝습니다. 콘텐츠·IP 분야에서 창업을 준비하거나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번에 늘어난 협력 창구가 어디인지 확인해 둘 만합니다. 부회장 네 자리 중 한 자리가 K팝 기획사에 돌아갔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자리에서 어떤 지원 사업이 나오는지가 다음에 확인할 지점입니다. 협회는 창업 활성화부터 정책·제도 개선까지 네 갈래를 예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