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빼고 들어가는 것은 이사를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이 세제개편안을 두고 한 말입니다. 세금을 줄이려면 세를 준 집에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하고, 그러면 세입자는 집을 옮겨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문장은 지나가는 우려가 아닙니다. 2029년까지 예정된 양도세 공제 구조 변경이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20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정부안대로 마무리하는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실거주 1주택자는 공시가격 14억 원,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 원까지 공제받습니다. 기본공제는 세금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서 먼저 빼주는 금액입니다. 정부는 이 안을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습니다. 당은 국회 심의에서 큰 틀을 유지하고, 논의의 초점을 양도 단계로 옮길 방침입니다.
바뀌는 쪽은 양도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입니다. 집을 오래 보유하거나 오래 살았을 때 양도세 계산에서 일정 비율을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정부안은 2027년까지 현행 제도를 그대로 둡니다. 2028년부터 보유 기간 공제율이 연 4%에서 2%로 절반이 되고, 거주 기간 공제율은 연 6%로 올라갑니다. 동시에 공제 한도 20억 원이 새로 생깁니다. 2029년에는 보유 기간 공제가 아예 없어지고 거주 기간에만 연 8%가 적용되며, 한도는 10억 원으로 내려갑니다.
세 단계를 한 줄로 요약하면, 혜택의 기준이 얼마나 오래 갖고 있었느냐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로 이동합니다. 종부세 기본공제에서 실거주와 비거주에 2억 원 차이를 둔 것과 같은 방향입니다. 보유와 거주를 나누는 개념이 보유세와 양도세 양쪽에 함께 들어온 셈입니다. 그만큼 세를 주고 다른 곳에 사는 1주택자가 받는 영향이 커집니다.
처음부터 정부안대로 갈 흐름은 아니었습니다. 수도권 의원들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도 실거주자와 같은 14억 원으로 맞추자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이미 국무회의 의결을 마친 상황에서 당이 추가 수정을 요구하면 당정 간 세제 이견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부담이 컸습니다. 당 부동산안정TF의 무게중심도 세제가 아닌 공급에 있습니다. TF는 늦어도 2028년 착공을 목표로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TF 관계자는 "보유세는 정부가 수정한 안에서 정리하고, 세금보다는 공급 쪽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변화를 한꺼번에 적용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시행해 주택 보유자가 대응할 '퇴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 수도권 의원은 "거주와 비거주 개념을 도입한 만큼 연착륙시켜야 수용성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비거주 주택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 기존 임대 물량이 줄어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확정에 가까운 쪽과 아직 열려 있는 쪽이 다릅니다. 종부세 기본공제는 실거주 14억·비거주 12억으로 정리되는 수순이고, 남은 변수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입니다. 이 논의는 10월 국정감사 이후 11월 조세소위원회에서 본격화됩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거주·비거주에 따른 차등 적용의 보완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안대로라면 현행 제도는 2027년까지 유지됩니다. 세를 준 집에 직접 들어갈지 말지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11월 조세소위 결과가 그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