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6조 원이 된 국민연금, 내년부터는 AI가 대신 봅니다 🔍 국민연금 기금이 지난해 말 1,458조 원에서 올해 6월 말 1,866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6개월 만에 408조 원이 붙었습니다. 그 돈으로 국민연금은 국내 상장사 지분을 들고 있고, 그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지켜봐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사람 손으로 볼 수 있는 기업 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내놓은 답은 AI였습니다.
◾ 제안요청서가 이미 나갔다
28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상장사의 ESG 활동을 관리·감독할 목적으로 AI를 활용하기 위해 제안요청서를 발송했습니다. 제안요청서는 발주 기관이 외부 업체에 "이런 사업을 하려니 제안서를 내달라"고 요청하는 공식 문서입니다. 즉 검토 단계가 아니라 업체를 찾는 단계라는 뜻입니다. 도입 시점은 내년, 2027년입니다.
◾ 300곳 안팎, 그리고 자회사까지
대상 범위가 넓습니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 코스닥150 구성종목 회사, 여기에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기업이 더해집니다. 지분 5% 이상 보유 기업은 300곳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의 자회사까지 포함될 예정입니다. 상장사만 세어도 수백 곳인데, 자회사를 더하면 감독 범위는 그보다 훨씬 넓어집니다.
◾ ESG 문제를 찾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AI에 맡기려는 일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ESG 문제가 생긴 상장사를 식별합니다. 둘째, 그 사안이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합니다. 셋째, 주주의 권익이 얼마나 침해됐는지 분석합니다. 문제 기업을 골라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문제에 값을 매기는 구조입니다. 국민연금은 이렇게 나온 자료를 기업과의 대화, 투자 집행 등 각종 의사결정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 위탁운용사도 감독 대상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감독 대상이 기업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민연금은 자금을 맡긴 위탁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내역도 들여다봅니다.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운용사를 중심으로 출자를 늘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기업에는 ESG를 챙기라는 신호를, 운용사에는 주주총회에서 가만히 있지 말라는 신호를 동시에 보내는 셈입니다.
◾ 왜 지금인가
국민연금 측은 국내주식 분야의 수탁자 책임 활동이 강화된 데 따른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수탁자 책임 활동은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주주 권익을 지키기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과 대화하는 일들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강화 사례로는 이행점검 평가가 꼽힙니다. 기금 규모가 1,866조 원까지 커진 것도 수탁자 책임이 중요해진 이유로 꼽힙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기존에도 ESG 요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AI를 도입하는 것은 ESG 요소를 더욱 촘촘히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말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내가 다니는 회사가 코스피에 상장돼 있거나, 코스닥150에 들어 있거나,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들고 있다면, 그 회사는 내년부터 AI 감독 대상입니다. 자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연금의 지분 보유 현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회사명으로 검색해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6개월에 408조 원이 늘어난 돈은 이제 사람의 눈이 아니라 기계의 눈을 통해 기업을 보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