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고용노동부는 2025년 6월 1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원청 현대제철과 4개 자회사 노사가 원·하청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후 6개월 만의 첫 공식 타결 사례다.
2노동위원회가 4개 자회사 노조와 일반 사내 협력업체 노조의 교섭단위를 분리해 교섭 창구 혼선을 미리 정리한 것이 합의의 발판이 됐다.
3임금 인상은 이번 사안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교섭 대상에서 제외됐고, 교섭 범위는 산업안전 의제로만 국한됐다.
4이번 타결은 산업안전 한 가지 의제에 한정된 1건이므로, 다른 의제와 다른 사업장으로 교섭 모델이 확장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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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노조법 6개월 만에…‘원·하청 교섭’ 첫 타결 나왔다
임금 인상 요구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논의된 것은 산업안전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6월 1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원청인 현대제철과 4개 자회사 노사가 원·하청 단체협약을 최종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뒤 6개월 동안, 원청과 하청이 함께 앉은 교섭이 공식 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용노동부의 6월 10일 발표에 따르면, 이번 단체협약을 체결한 주체는 원청인 현대제철과 4개 자회사의 노사입니다. 장소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입니다. 교섭 범위는 처음부터 '산업안전' 의제로 국한됐습니다. 임금 인상 같은 항목은 논의 대상에 넣지 않았습니다. 노동부는 이번 단협에 대해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하청 노사가 실질적인 교섭을 거쳐 합의를 이뤄낸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원·하청이 형식적으로 만난 자리가 아니라, 교섭 절차를 거쳐 문서로 마무리된 건이 처음 나왔다는 뜻입니다.
노란봉투법은 원청 사업주가 하청 노동자에 대해 단체교섭 의무를 지는 범위를 넓힌 법입니다. 원청과 하청이 한 테이블에 앉을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시행 이후 6개월 동안 공식적으로 타결된 원·하청 교섭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례의 시간표는 짧게 압축돼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초 원청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먼저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달 20일부터 자회사 노조들과의 교섭 테이블을 열었습니다. 원청 내부 협상을 먼저 끝낸 뒤 하청 교섭으로 넘어가는 순서였습니다.
합의의 발판이 된 것은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입니다. 교섭단위 분리는 여러 노조가 있을 때 노동위원회가 교섭 단위를 별도로 구분하도록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누가 누구와 앉는지를 미리 정하는 절차입니다. 노동위원회는 현대제철의 4개 자회사 소속 노조와 일반 사내 협력업체 노조가 별도로 교섭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자회사 노조와 협력업체 노조가 하나의 창구로 몰릴 경우 생길 수 있는 혼선을, 교섭 시작 전에 정리한 것입니다.
법이 바뀌었다고 해서 원청이 모든 사안을 교섭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청의 사용자성은 원청 기업이 하청·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해 단체교섭 의무를 지는 사용자로 인정되는지를 가리는 문제입니다. 이번 사안에서 노동위원회는 임금 인상 등에 대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현대제철과 4개 자회사는 임금 인상을 교섭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노동부는 이 선택이 협상 결렬 가능성을 낮췄다고 설명했습니다. 합의가 빨랐던 배경에는, 다툼이 예상되는 의제를 처음부터 뺐다는 사정이 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원·하청 간 대화와 상생이라는 개정 노조법의 입법 취지가 현장에서 구현된 첫 결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원·하청 상생 교섭 모델이 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을 집행하는 부처의 평가라는 점은 함께 읽어야 할 부분입니다. 이번 타결은 산업안전 한 가지 의제에 한정된 1건이고, 임금 등 다른 의제로 확장될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내용이 없습니다.
원·하청 교섭이 열리는지, 무엇을 논의하는지는 법 조항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어떤 노조가 누구와 앉을지는 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으로 갈리고, 어떤 의제를 다룰지는 그 사안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 현대제철 사례에서 임금이 빠지고 산업안전만 남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임금 인상 요구가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6월 10일의 합의는, 원·하청 교섭이 '무엇을 다루는 자리'인지가 아직 사안별로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당진제철소. 쇳물이 흐르는 현장에서, 원청과 하청 노동자가 같은 테이블에 앉았어요. 법이 바뀌고 나서 처음으로. 그리고 합의서에 도장이 찍혔습니다.
노란봉투법이 뭔지 잠깐만 짚고 갈게요. 원청 기업도 하청 노동자에 대해 교섭 의무를 질 수 있다, 그 범위를 넓힌 법이에요. 이전까지는 "우리 직원이 아니니까 우리랑 교섭할 수 없다"는 논리가 통했거든요. 법은 바뀌었는데, 실제로 합의까지 간 사례는 없었어요. 6개월 동안.
현대제철은 그 벽을 어떻게 넘었을까요.
일단 순서가 있었어요. 원청 노조와의 임단협을 먼저 끝냈어요. 그다음에 4개 자회사 노조와 테이블을 열었고요. 동시에 다 잡으려 하지 않고, 단계를 나눈 거예요.
그리고 의제를 하나로 좁혔어요. 산업안전. 임금 인상은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어요. 노동위원회가 임금에 대해선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거든요. 협상이 깨질 수 있는 지점을 처음부터 빼둔 거죠.
이게 현대제철만의 이야기냐면, 그렇지 않아요. 원·하청 구조는 한국 제조업 전반에 깔려 있는 구조니까요. 자동차, 조선, 철강. 이 구조에서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하려 해도 번번이 막혀왔어요. 법이 바뀌었지만 '어떻게 하면 되는가'를 보여준 사례가 없었던 거예요.
이번 타결이 주목받는 이유가 거기 있어요. 내용보다 방식 때문에. 이 방식이 복제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느냐, 그 질문 앞에 처음으로 '됩니다'가 나온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산업안전으로 의제를 좁혔다는 게 타결의 열쇠였잖아요. 그런데 그게 역으로 말하면, 임금은 아직 원청의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한 것이기도 해요.
법은 원청의 사용자성을 넓혔는데, 실제 교섭에서 임금은 빠졌어요. 타결을 위해서. 그게 현실적인 선택이었다는 건 맞아요. 그런데 법이 바꾸려 했던 것 중 핵심이 임금이었다면, 이번 타결이 그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인지, 아니면 임금을 계속 빼는 관행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거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얘기할게요.
'처음'이라는 게 항상 완성을 뜻하진 않아요. 이번 타결은 원·하청이 합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방식도 남겼고요. 그런데 합의의 범위가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는 아직 열린 질문으로 남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