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임시 주총 일주일 전, 최 회장 측 지분 5%에 의결권 금지가 걸렸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까지 2주가 채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최윤범 회장과 친인척 등 14인이 보유한 104만 545주, 지분율 약 5%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막아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냈습니다. 이 주식들은 올해 4월 5411억 원을 빌려 확보한 것인데, 그 공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청구의 핵심입니다.
영풍과 MBK 측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이달 21일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을 청구했습니다. 청구 취지는 다음 달 9일 임시 주총에서 최 회장과 친인척 등 14인 보유 주식 104만 545주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라는 것입니다. 지분율로는 약 5%입니다. 법원이 이 청구를 받아들이면 최 회장 측은 주요 안건 표결에서 의결권이 상당 부분 제한됩니다.
올해 4월, 최 회장과 일가친척 등 13명은 특수목적법인 피23파트너스를 통해 '백기사' 베인캐피털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담보로 5411억 원을 차입했습니다. 자금을 주선한 곳은 메리츠증권이었고, 4월 14일 최초 공시에는 차입처로 메리츠증권만 적혔습니다. 그런데 실제 돈을 빌려준 대주단, 그리고 주식에 근질권(금전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주식에 설정하는 질권)을 보유한 곳은 따로 있었습니다. JB우리캐피탈·광주은행·전북은행· 메리츠캐피탈·메리츠화재였습니다. 이 사실은 최초 공시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난 4월 21일 정정 공시를 통해서야 드러났습니다.
자본시장법은 '중요한 사항에 관한 거짓 보고 또는 기재누락'이 있을 경우, 해당 위반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풍·MBK 측은 실제 대주단과 근질권자가 공시에 적힌 차입처와 달랐다는 점이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재 착오가 아니라 고의적 허위 공시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청구의 근거입니다.
최 회장 측은 일주일 뒤 정정 공시를 통해 실제 대주단을 공개했습니다. 공시를 숨기거나 끝까지 덮지는 않은 셈입니다. 그러나 영풍·MBK 측은 최초 공시 시점에 이미 실제 대주단을 알 수 있었음에도 주선사만 명기한 것은 고의적 누락이라는 입장입니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담보권자가 누구인지는 주주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차입으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는 실제 차입처와 담보권자가 누구인지가 시장과 주주의 판단에 중요한 정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실제 대주와 담보권자를 고의로 누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본시장에서도 최 회장 측 공시가 고의적 허위 공시에 해당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이 기사는 전합니다. 최 회장 측의 공식 입장은 이 기사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가처분 청구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효력이 생깁니다. 영풍·MBK 측이 신청했다고 해서 의결권이 자동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이 다음 달 9일 임시 주총 이전에 결정을 내릴지, 청구를 받아들일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고려아연 주주라면 법원 결정 시점과 주총 일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104만 545주의 의결권이 살아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주요 안건의 가결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가처분 청구는 주총 전날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4월 14일, 공시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한가운데서, 최윤범 회장 측이 오천사백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려 백기사 지분을 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차입처는 메리츠증권. 딱 그 한 줄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정정 공시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돈을 빌려준 곳은 메리츠증권이 아니었거든요. JB우리캐피탈, 광주은행, 전북은행, 메리츠캐피탈, 메리츠화재 — 여러 금융사들이 실제 대주단이었고, 메리츠증권은 주선만 한 기관이었습니다.
최 회장 측이 처했던 상황을 한번 놓아볼게요. 올해 4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었습니다. 백기사인 베인캐피탈의 지분을 빠르게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는 복잡했습니다. 친인척 포함 열세 명의 주식을 담보로 묶고, 메리츠금융이 주선하는 형태였죠. 대주단이 여럿이고 구조가 복잡할수록, 공시에 뭘 써야 하는지를 놓고 판단이 엇갈릴 여지가 생깁니다. 최 회장 측이 왜 메리츠증권만 적었는지, 그 의도가 어디 있었는지는 지금 법원이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이야기가 최 회장 개인의 문제만은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은 주식을 담보로 차입해 지분을 취득할 때 실제 차입처와 담보권자를 명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 담보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주식이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경영권에 어떤 압력이 가해질 수 있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주주들이 표를 던질 때 알아야 할 정보거든요. 공시가 그 정보를 제대로 담지 않으면, 주주들은 불완전한 그림을 보고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서 예상과 좀 다른 지점이 있습니다. 영풍·MBK 측이 요구하는 건 처벌이 아닙니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과 친인척 열네 명이 보유한 지분 약 5%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입니다. 형사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표결 결과를 바꾸려는 거죠. 경영권 분쟁에서 공시 위반 문제가 법정 다툼이 아니라 주총장 표 싸움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 — 저는 이 구도가 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습니다. 이 공시는 일주일 만에 스스로 정정됐습니다. 오류였을 수도 있고, 고의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 판단은 법원이 하겠지만 —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대주단 정보가 일주일간 시장에 잘못 알려져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따지기 어렵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요. 공시는 나중에 고칠 수 있는데, 그 사이에 움직인 판단들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공시는 사후에 고쳐질 수 있지만, 그 사이에 시장이 받은 정보는 되돌아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