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A: 이란 공격설은 오전부터 나왔는데, 왜 오후에 터진 거죠? B: 엔화가 156엔까지 튀었거든요. 그게 방아쇠였어요.
4B: 엔화 빌려서 투자한 돈, 엔화 강세면 다 팔아서 갚아야 하니까요. A: 그래서 기관이 먼저 던진 거군요.
어떻게 볼까요?
취향대로 골라보세요 — 같은 기사를 네 가지 방식으로 만나요
오후 2시에 무슨일이?…10분만에 3%대 급락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다 오후에 1.88% 하락 전환했습니다. 급락의 도화선으로는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설, 그리고 일본은행(BOJ)이 50bp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꼽힙니다. bp는 금리 변동 단위로, 1bp가 0.01%포인트입니다. 50bp는 0.5%포인트를 한 번에 올린다는 뜻입니다. 같은 시간 닛케이225와 대만 증시, 미 나스닥100 선물이 함께 급락했습니다. 파생시장도 흔들렸습니다. 지수가 떨어질 때 가치가 오르는 코스피200 풋옵션 가격은 2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단기 패닉이 옵션시장까지 번진 것입니다.
이날 장은 정반대로 시작했습니다. 미 국채 금리가 안정되고 기술주에 훈풍이 불면서 지수는 1.83%까지 올랐습니다. 6579.48이라는 종가는 오전의 기대와 오후의 공포가 상쇄된 자리입니다. 아시아 증시 전반도 동반 하락한 뒤 반전했습니다. 코스피만 겪은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기초체력이 약해진 코스피가 작은 악재에도 유달리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 이어집니다. 같은 뉴스에 시장마다 다른 폭으로 반응했다는 뜻입니다.
연결 고리는 엔캐리 트레이드입니다.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엔화가 싸고 약할 때는 유리하지만, 엔화가 강해지면 빌린 돈을 되갚는 비용이 커집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보유 자산을 팔아 엔화를 되갚습니다. 이것이 청산입니다. 이날 장중 엔화는 156엔 선까지 가파르게 강세를 보였습니다. 일본이 금리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보도와
오후 두 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어요. 코스피가 6700선을 목전에 두고 올라가던 참이었거든요. 그런데 딱 10여 분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오전 내내 기술주 훈풍에 기대 한 시간 넘게 올라가던 지수가, 오후에 갑자기 저점까지 꺾였다가, 또 다시 올라와 결국 0.26% 상승 마감했습니다. 하루 안에 이런 롤러코스터가 벌어졌어요. 장중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이백사십 포인트를 넘었거든요. 굉장히 큰 폭이에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도화선으로 꼽히는 건 두 가지입니다. 이란이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 그리고 일본은행이 금리를 대폭 올릴 수 있다는 소식이었어요. 그런데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흥미로운 말을 했어요. 이란 이슈는 사실 오전에 이미 나왔고, 국제유가 변동도 크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뉴스 자체가 충격이었다기보다, 엔화가 156엔 선까지 빠르게 강세를 보이자 그게 기관 투매를 자극했다는 분석이에요.
엔캐리 트레이드라는 게 있거든요. 이자가 낮은 엔화를 빌려서, 다른 나라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에요. 그런데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서면,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들고 있던 자산을 팔아야 하거든요. 그 매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시장이 흔들리는 거예요.
실제로 이날 개인, 외국인, 기관이 코스피에서 일제히 팔았습니다. 그런데도 지수가 상승 마감할 수 있었던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혼자 일조 오천억 원 넘게 받쳐줬기 때문이에요. 시장이 자력으로 버텼다기보다, 대형주의 자사주 매입이 방파제 역할을 한 셈이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상무는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작은 이슈에도 변동성이 커질 만큼 체질이 약화됐다"고 표현했어요. 그러니까 오늘 하락이 특별히 큰 악재 때문이 아니었다는 얘기예요. 원래라면 별 일 아닐 수 있는 외신 한 줄에, 시장이 이 정도로 흔들렸다는 건, 지금 증시가 얼마나 취약한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거기도 하거든요.
반등해서 마감했다는 결과만 보면 '괜찮았네' 싶을 수 있어요. 그런데 하루 안에 이런 진폭이 반복된다면, 그건 체력이 회복되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작은 충격에도 계속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오늘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결과가 상승 마감이었어도, 오늘 시장은 '괜찮았다'는 신호가 아니라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 날이었을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