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2024년 11월 9일 KB금융그룹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5~10년간 이어진다면 한국 경제에 "정말 큰 혜택"이라고 평가했다.
2이 전 총재는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현금 여력이 커진 만큼, 업황이 꺾이는 다운턴 국면에서 이 자금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하면 한국 업체와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이 전 총재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유리한 환경이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중국 업체의 ASML 첨단 노광 장비 확보가 제한된 결과라는 점도 함께 짚으며, 지정학 변화나 중국의 장비 자체 생산이 가능해지면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4향후 한국 통화정책의 변수로는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 미국 11월 중간선거 결과와 그것이 통상·투자 정책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에 미칠 영향이 제시됐다.
어떻게 볼까요?
취향대로 골라보세요 — 같은 기사를 네 가지 방식으로 만나요
이창용 “中 반도체, 다운턴 때 투자 늘리면 추격 가속…韓 안심 못해”
"5~10년간 이어진다면 정말 큰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11월 9일 'KB금융그룹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두고 한 말입니다. 슈퍼사이클은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가격과 실적 호황이 수년간 이어지는 장기 상승 국면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는 이 말 뒤에 곧바로 단서를 달았습니다. 지금의 호황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전 총재는 같은 자리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저주인지 혜택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답은 "혜택"이었지만, 조건이 붙었습니다. 5~10년간 이어질 경우라는 전제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위험 요인은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 가능성이었습니다. 호황의 크기보다 호황이 끝난 다음을 먼저 말한 셈입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최근의 메모리 가격 상승입니다.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업체들도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문제는 그 돈이 언제 쓰이느냐입니다. 이 전 총재는 반도체 업황이 꺾이는 다운턴 국면을 지목했습니다. 다운턴은 수요가 줄고 가격이 떨어지는 하강 국면을 말합니다. 한국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는 시기에 중국 업체들이 확보한 현금으로 설비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면, 격차를 좁히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그는 현재의 경쟁 구도가 기업 실력만의 결과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중국 업체들이 ASML의 첨단 노광 장비를 확보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광 장비는 최첨단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핵심 설비로, 이것 없이는 미세 공정 양산이 어렵습니다. 이 제약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 전 총재는 지정학적 상황이 변하거나 중국이 관련 장비를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이 구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호황이 잘 이어지더라도 남는 과제가 있습니다. 이 전 총재는 "혜택이 반도체에만 집중된다면 일자리 창출이 많지 않고 두 회사에 집중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수출과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것과, 그 결과가 고용과 내수로 퍼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취지입니다. 지표상의 호황과 체감의 간격이 여기서 생깁니다. 그가 살펴봐야 한다고 한 것은 확산의 폭이었습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진단이었습니다. 이 전 총재는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과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자본 투자가 글로벌 자금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여러 곳에서 동시에 늘어난 상황입니다. 향후 한국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는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 그리고 미국 11월 중간선거입니다. 선거 결과가 통상·투자 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에 미칠 영향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을 볼 때 확인할 지점은 가격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지금의 유리한 환경은 미국의 대중국 장비 제재라는 외부 조건 위에 있고, 이 조건은 지정학 변화나 중국의 장비 자체 생산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여겨볼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중국 업체가 다운턴에 설비투자를 늘리는지, 반도체 이익이 고용과 내수로 확산되는지, 국제유가와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금리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입니다. "5~10년간 이어진다면 정말 큰 혜택"이라는 말에서 방점은 뒤가 아니라 앞의 조건절에 있었습니다.
다 읽었어요
약 3분 분량의 오늘 레터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AI LENS 편집팀
친구에게 공유하기
웹툰 대사 전문
2024년 11월,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반도체 호황을 두고 '큰 혜택'이라 했다. 단, 조건이 붙었다.
A: 슈퍼사이클이 저주냐 혜택이냐, 어떻게 보세요? B: 5~10년 이어진다면 정말 큰 혜택이죠. 그 전제가 중요해요.
B: 지금 호황을 우리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A: 그럼 뭔데요?
B: 미국 제재로 중국이 첨단 노광 장비를 못 들여오는 거예요. 삼성·하이닉스엔 그게 방패막이 된 거고. A: 그 방패가 언제까지 버티느냐가 문제겠네요.
B: 최근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업체들도 현금을 충분히 확보했어요. A: 다운턴이 오면 그 돈으로 설비를 확 늘리겠다는 거잖아요?!
A: 그래도 반도체 잘 되면 경제 전체가 좋아지는 거 아닌가요? B: 두 회사에만 몰리면 일자리 창출은 생각만큼 안 나와요.
B: 통화정책 변수만 세 개예요. 이란 전쟁, 미국 선거, 한국 재정정책. A: 지정학이 바뀌면 중국 장비 제재도 풀릴 수 있고요. 그럼 판이 통째로 달라지는 거잖아요.
B: 기회인 건 맞아요. 근데 그 기회가 저절로 지속되진 않아요. A: 조건부 혜택이네요.
2024년 11월 9일, KB금융그룹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단상에 섰습니다.
질문 하나가 던져졌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게 한국에 저주입니까, 혜택입니까.
이 전 총재는 "정말 큰 혜택"이라고 했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오 년에서 십 년, 그 흐름이 이어진다면 — 이라는 전제가 붙었죠. 그는 한국은행을 떠났지만, 여전히 거시경제를 오래 봐온 사람의 눈으로 이 국면을 읽고 있었습니다. 혜택이라는 말을 꺼내면서도, 경계해야 할 지점을 먼저 짚었습니다.
지금 반도체 호황, 한국 기업만 잘해서 만들어진 건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업체에 제재를 걸었습니다. 그 덕분에 중국 기업들은 첨단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데 꼭 필요한 장비 — 에이에스엠엘의 노광 장비 — 를 들여올 수 없게 됐습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거죠. 이 전 총재는 이 구도를 그냥 실력이라고 읽으면 안 된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지금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있잖아요. 그 혜택을 한국 기업만 받는 게 아닙니다. 중국 업체들도 현금을 쌓고 있습니다. 이 전 총재가 경계한 건 바로 그 다음 국면입니다. 업황이 꺾이는 시점, 그 다운턴 국면에서 중국이 그 자금을 설비투자에 쏟아붓는다면 — 지금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겁니다.
지정학 구도도 변수입니다. 미국의 제재가 언제까지 이 구도를 유지해줄지, 중국이 관련 장비를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면 지금의 경쟁 구도는 달라집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 전 총재가 한 가지를 더 짚었습니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두 회사에 집중된다는 문제입니다. 수출도 늘고, 기업 이익도 커지는데 — 그게 고용으로, 내수로, 경제 전반으로 흘러가고 있는가. 그걸 물어야 한다는 거죠.
반도체가 잘 나가면 나라가 잘 된다 — 이 등식이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자리 창출이 많지 않고 두 회사에만 혜택이 쌓인다면, 그건 구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그는 봤습니다.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지금의 호황이 실력인지, 조건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것. 지금 유리한 조건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조건이 바뀌는 순간을 대비하고 있는지 — 이 전 총재가 남긴 질문은 거기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