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기판 하나가 TSMC 의존도를 바꿀 수 있습니까 경기 안산 반월국가산업단지 공장 안, 레이저 10여 대가 유리판을 향해 빛을 쏘고 있습니다. 머리카락 한 올 굵기(100㎛)보다 작은 구멍을 유리에 뚫는 작업입니다. 이 공장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만들어지는 것은 유리기판 —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소재입니다.
JWMT(옛 중우엠텍)는 유리기판 강소기업입니다. 이 회사 제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3만 6000장에서 현재 6만 장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에 지분 투자를 했습니다. 생산 공정은 레이저로 유리 물성을 바꾼 뒤 화학물질로 표면을 깎아내고 세척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 결과 100㎛ 미만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유리 위에 촘촘히 만들어집니다. 이 구멍이 반도체 칩 사이에서 전기 신호가 오가는 통로가 됩니다.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전통적인 방법은 회로를 더 미세하게 새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D램 미세공정은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졌습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안은 칩을 레고 부품처럼 위아래로 쌓는 '패키징' 기술입니다. 패키징 성능은 기판 소재에 크게 좌우됩니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은 열에 약하고 쉽게 휘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리기판은 열에 강하고 휘어짐이 적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기존 기판 대비 4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JWMT는 현재 경기 시흥에 연간 36만 장 규모의 새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2027년 가동이 목표입니다. 현재 안산 공장 생산능력(6만 장)의 6배 규모입니다. 지금 6만 장을 만들면서 곧바로 36만 장 체제로 전환을 준비한다는 것은, 수요가 이미 공급을 앞지르고 있거나 그럴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박성수 JWMT 대표는 "패키징 경쟁력이 우리나라의 탈(脫) TSMC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 반도체 산업은 첨단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서 TSMC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패키징 단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 그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배터리 산업은 비슷한 경로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한국이 기술을 앞서 개발했지만, 중국의 물량 공세에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했습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배터리처럼 중국의 물량 공세에 잠식당한 산업은 2등 자리를 유지해 생존을 이어가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리기판이 기술 우위를 갖더라도, 생산 규모와 공급망 경쟁력을 함께 갖추지 않으면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습니다. 현재 JWMT의 시흥 공장 건설은 그 규모 경쟁에 먼저 뛰어드는 시도입니다.
전문가들은 유리기판 같은 기술이 단발성 성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산업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세 개의 트랙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반도체처럼 현재 1등인 산업은 추격자를 뿌리칠 기술을 확보하도록 지원한다. 둘째, 배터리처럼 추격당한 산업은 2등 자리를 유지해 생존을 이어간다. 셋째, 바이오 같은 미래 전략산업에는 또 다른 성장 트랙을 마련한다. 이 발언은 개인 명의로 나왔으며 특정 정책 결정과 연결된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
유리기판의 핵심 지표는 '데이터 처리 속도 40% 향상'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숫자는 2027년, 연 36만 장입니다. 3년 안에 이 숫자가 실제로 달성되느냐가 한국 반도체 패키징 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현실적 기준이 됩니다. 유리기판 관련 기업 현황과 국내 산업 정책 동향은 산업통상자원부(1577-0900) 및 한국반도체산업협회(02-570-520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산 공장 레이저 10여 대는 지금 이 순간도 유리에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그 구멍 하나하나가 TSMC 의존도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아직 2027년을 기다려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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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LENS 편집팀
![TSMC 넘을 게임체인저…패키징 기술 판 바꾼다 [압축전환 대한민국]](/_next/image?url=https%3A%2F%2Fwimg.sedaily.com%2Fnews%2Fcms%2F2026%2F08%2F23%2Fams.001.photo.202607221817167191551113_P1.jpg&w=1600&q=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