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소식, 그동안 챙겨 보셨나요? 2024년 공개매수 종료 후 2년이 지나면서 MBK파트너스가 영풍 측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 요건이 드디어 충족됐어요. 다만 권리가 생겼다는 것과 실제로 쓴다는 건 다른 이야기죠. 왜 당장 움직이지 않는지, 오늘은 그 속사정을 들여다봤어요.
01/ 04📅 요건 충족무슨 조건이 채워진 걸까?
MBK와 영풍이 2024년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콜옵션 행사 요건 하나가 채워졌어요. 공개매수 종료일인 2024년 10월 14일로부터 만 2년이 지난 2026년 10월 14일이 바로 그 시점이에요. 계약상 '공개매수 완료일로부터 2년 경과'와 '연합 측 지명 이사가 이사회 과반 차지' 중 먼저 오는 날부터 콜옵션을 쓸 수 있는데, 이번엔 시간이 먼저 조건을 만족시킨 셈이에요.
02/ 04🧮 지분 구도지금 누가 얼마나 들고 있나?
MBK는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8.25%를 보유하고 있어요. 여기에 영풍 측 와이피씨(25.21%)와 장형진 영풍 고문(3.46%)을 더하면 영풍·MBK 연합 전체 지분율은 약 41.13%에 달해요. 만약 MBK가 콜옵션을 행사해 영풍 측 지분까지 끌어오면 단독 최대주주 지위를 얻고, 보유 지분 전체를 통매각할 길도 열리게 돼요.
03/ 04🔁 반대 패도영풍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영풍 측 역시 보유 주식을 MBK에 팔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 자격을 이미 쥐고 있어요. 이 자격은 공개매수 완료 후 1년이 지난 2025년 10월 14일부터 확보된 상태예요. 여기에 더해 MBK의 공동매각요구권, 영풍 측의 동반매도청구권 등 제3자 매각 국면을 대비한 장치들도 계약에 함께 담겨 있어요.
04/ 04🧩 멈춘 이유왜 당장 권리를 안 쓸까?
MBK는 콜옵션 요건이 충족됐어도 당장 행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어요. 권리를 쓰려면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기존 펀드 출자를 약정한 기관투자가(LP)들에게 '캐피털 콜'을 요청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요. 게다가 고려아연 이사회가 19인 규모로 확대 개편되면서 최대주주 측이 단숨에 경영권을 가져오기 힘든 구조가 만들어진 점도 변수로 꼽혀요.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콜옵션 요건 충족이 곧 즉시 행사를 뜻하진 않아요.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콜옵션 시점 도래에도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자금 조달 부담과 이사회 구조 변화라는 두 변수가 당장의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에디터 노트
권리가 생겼다는 소식과 실제로 그 권리를 쓰는 시점은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이번 콜옵션 요건 충족이 분쟁의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변수 추가로 읽히는 이유예요.
문서 하나에 서명만 하면, 수천억 원이 오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서명, 지금 당장은 안 할 거라고 합니다. 왜일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10월 14일 기준으로 전해드립니다.
2년 전 그날, 공개매수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꼭 2년이 지난 오늘, 서랍 속에 넣어뒀던 권리 하나가 꺼내질 수 있는 날이 됐습니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들어보셨을 겁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손을 잡고 공개매수에 나섰던 게 2024년이었죠. 그 공개매수가 끝난 날이 2024년 10월 14일입니다. 그리고 두 회사가 맺은 계약에는 조건 하나가 걸려 있었습니다. 공개매수 완료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MBK가 영풍 측이 들고 있는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었습니다. 그 2년이, 오늘 꽉 찼습니다.
왜 이런 조항을 넣었을까요. 공개매수 당시 MBK와 영풍은 서로 지분을 나눠 들며 연합군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연합은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양쪽 다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한쪽이 다른 쪽 지분을 정리할 수 있는 장치를 미리 만들어둔 거죠. MBK 입장에서는 영풍 측 지분을 흡수해 단독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입니다.
이게 MBK 혼자만의 셈법은 아닙니다. 영풍 쪽도 이미 비슷한 권리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공개매수 완료 후 1년이 지난 시점, 그러니까 작년 가을부터 영풍은 반대로 MBK에 자기 지분을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 행사 자격을 확보했습니다. 콜옵션과 풋옵션, 양쪽 모두가 서로를 향해 카드를 쥐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여기에 제3자에게 지분을 함께 팔 수 있도록 하는 조항들까지 더해져 있습니다. 분쟁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든 양쪽 다 손에 쥔 패가 있다는 뜻이죠.
다만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권리가 생겼다고 해서 바로 쓰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IB업계에 따르면 MBK는 당장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더 사들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필요합니다. 영풍 측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려면 자금을 더 끌어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펀드에 돈을 약정해둔 기관투자가들에게 실제 납입을 요청하는 절차, 이른바 캐피털 콜을 거쳐야 합니다.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그런데 돈 문제만이 아닙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열아홉 명 규모로 확대 개편됐다는 점도 변수로 꼽힙니다. 지분을 더 모은다고 해서 바로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게 된 겁니다. 지분과 이사회 구성이 따로 움직이는 상황, 그래서 MBK와 영풍 모두 전체 분쟁 국면과 앞으로의 주주총회 일정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판단이 내부에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면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이 남습니다. 콜옵션이라는 권리는 분명히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권리를 언제, 어떤 조건에서 실제로 쓸지는 아무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자금이 모일 때까지 기다릴지, 이사회 구도가 바뀌는 걸 지켜볼지, 아니면 전혀 다른 국면에서 카드를 꺼낼지. 이건 지금 시점에서 누구도 답을 내놓지 않은 부분입니다.
정리하면, 오늘 핵심은 이겁니다. 법적으로는 문이 열렸지만, 그 문을 지금 통과할 이유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콜옵션 시점 도래에도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권리와 실행 사이, 그 거리를 지켜보는 일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