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약과 기술이 신조어를 만들고 있어요. '감다뒤'는 센스가 많이 떨어졌다는 뜻, '야르'는 신날 때 쓰는 감탄사, '샤갈'은 기분 나쁠 때 쓰는 비속어예요. 구글 AI 서비스 이름에서 나온 '젬민이'는 AI에 과하게 의존하는 사람을 가리켜요. 국립국어원이 외래어를 쉬운 한글로 다듬어 놓은 말만 10월 9일 기준 1만 8,320개. 구글에 '2026 신조어'를 치면 관련 웹페이지가 200개 넘게 뜨고요. 기성세대의 '꼰대' 자리를 '늙크크'가 대신하는 식이에요.
02/ 03📉 점수 확인문해력은 실제로 떨어졌나요?
숫자는 하락을 가리켜요. OECD가 지난달 발표한 PISA 2025에서 한국 15세 청소년의 읽기 점수는 501점이었어요. 3년 전 조사보다 14점 낮아진 수치예요. 더 멀리 보면 체감이 달라져요. 2006년 조사에서 같은 영역 점수가 556점이었으니, 20년 사이 55점이 빠진 셈이에요. 서울시교육청 조사도 비슷해요. 지난해 말 초·중·고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에서 고1 '기초 미달' 비율은 전년 대비 6.8%p 오른 13.8%였어요.
03/ 03🏫 교실 풍경현장 교사들은 무엇을 보고 있나요?
지시문 자체를 못 읽는 사례가 보고돼요. 초등 6학년 담임 강 모 교사는 "A와 B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각각 서술하시오"라는 수행평가 지시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종종 있다고 했어요. 문학 작품의 '기가 막히다'가 좋다는 뜻인지 어이가 없다는 뜻인지 가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요. 독후감 과제도 변했어요. 또 다른 초등 교사 김 모 씨는 "독후감이 문해력을 기르는 연습이 아닌 AI용 '프롬프트' 활용법을 익히는 과제가 된 것 같다"고 했어요. 책은 읽지 않고 챗GPT 요약본만 내는 사례가 발견된다는 거예요.
🔎 더 보기: 신조어가 많아지는 게 문제일까요?
전문가들의 답은 아니라는 쪽이에요. 세대나 집단별로 쓰는 말이 갈리는 건 인류가 문명을 만든 뒤 계속 있었던 일이라서요. 임동훈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특정 언어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제한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신조어 난립이 의사소통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라고 봤어요. 다만 그 현상이 문해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어요.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신조어를 모르는 건 세대차이지만, 지시문을 못 읽는 건 다른 문제예요. 교육계가 가리키는 건 후자예요.
✍️ 에디터 노트
지식을 얻는 통로가 활자에서 영상으로 옮겨갔다는 지적은 나왔지만, 그럼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는 아직 비어 있어요. 기술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만 남은 상태예요.
🗳️ 투표 문해력 하락,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① 영상 중심 콘텐츠 소비
② AI로 과제 대체
③ 독서 시간 부족
④ 원인은 복합적 -- 자료: 서울경제신문(2026년 10월 9일), 한글날 100돌 기획 기사
"엄마는 늙크크라서 잘 몰라."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이걸 못 알아듣는 건 누구의 문제일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한글날 100돌을 맞은 10월 9일, 교육계에서 나온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한 학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하다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늙크크'. 문맥상 어른이나 늙은이를 뜻하는 말 같은데, 처음 들어본 단어였거든요.
이 학부모는 아이가 '야르'나 '샤갈' 같은 말을 종종 쓴다고 했습니다. 신날 때, 기분 나쁠 때 쓰는 말이라고 하죠. 유튜브 콘텐츠를 많이 보면서 익힌 말들입니다.
그런데 같은 아이가 '사흘'을 4일로 이해합니다. 이 학부모는 독서 시간이 많지 않아 문해력이 이전 세대보다 떨어지는 것 같다고 걱정을 내놓았습니다.
새로 생기는 말이 얼마나 많을까요. 국립국어원이 외래어 같은 걸 쉬운 한글로 다듬어 놓은 말이 10월 9일 기준 1만 8천 개를 넘었습니다. 구글에 '2026 신조어'를 검색하면 관련 웹페이지가 200개 이상 나옵니다.
예전 기성세대는 나이 든 사람을 '꼰대'라고 불렀죠. 요즘은 '늙크크'입니다. '영 크리에이터 크루'의 반대말이라고 하죠. 센스가 떨어졌다는 뜻의 '감다뒤'도 있고, 구글의 인공지능 서비스 제미나이에서 나온 '젬민이'도 쓰입니다. AI에 과하게 의존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여기서 전문가들의 판단은 조금 의외입니다.
언어 전문가들은 세대나 집단별로 쓰는 말이 다른 건 인류가 문명을 만든 뒤 꾸준히 있었던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죠.
임동훈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특정 언어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제한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신조어 난립이 의사소통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신조어가 아닙니다. 다른 쪽입니다.
OECD가 지난달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피사 2025 결과를 보면요. 우리나라 15세 청소년의 읽기 점수가 501점입니다. 3년 전보다 14점 내려갔습니다.
더 눈여겨볼 건 긴 흐름입니다. 2006년 조사에서는 556점이었습니다. 20년 사이에 55점이 빠진 겁니다. 3년 치 하락분의 네 배 가까운 폭이죠.
교실에서는 이게 어떤 모습일까요.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수행평가에서 'A와 B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각각 서술하시오'라는 지시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종종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가 막히다'라는 표현도 그렇습니다. 문학 작품에 이 말이 나오면, 좋다는 뜻인지 어이가 없다는 뜻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사례가 목격된다고 했죠.
독후감 과제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책은 읽지 않고 챗지피티로 요약본만 제출하는 사례가 발견됩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줄거리를 단편적으로 옮겨 적거나 기억에 남는 장면만 나열할 뿐,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이 대다수라고 말했습니다.
이 교사는 독후감이 문해력을 기르는 연습이 아니라, AI용 프롬프트 활용법을 익히는 과제가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남는 질문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임 교수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지식을 얻는 수단이 활자에서 유튜브로 바뀌며 언어 사용 행태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이 문해력 저하로 이어지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술 변화로 학습 행태와 언어 사용 습관이 바뀐 만큼, 그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다만 그 대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읽기를 대신해주는 도구가 손에 들려 있는 세대에게, 읽기를 연습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아직 답을 찾는 중입니다.
정리하면, 오늘 핵심은 이겁니다. 새로 생기는 말이 많아진 게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이 가리키는 지점은 긴 글을 붙잡고 뜻을 짚어내는 힘이 20년에 걸쳐 내려앉았다는 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