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또 떨어졌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6년 10월 23일, 오늘 기준으로 전해드립니다.
어제 장이 끝나고 증권가 메신저들이 조용해졌습니다. 떨어질 거라 예상은 했지만, 막상 숫자로 보면 다른 거거든요.
코스피가 어제 하루 만에 5,533.77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사이 3.52퍼센트 빠진 겁니다. 삼성전자가 4퍼센트 넘게, SK하이닉스는 거의 6퍼센트 가까이 내려앉으면서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코스닥도 3.62퍼센트 떨어졌습니다.
반도체 대형주 두 종목이 동시에 흔들렸다는 게 핵심입니다. 지수 전체를 흔들 만한 무게를 가진 종목들이거든요.
그런데 재밌는 건, 바로 전날 메타가 호실적을 냈다는 겁니다. 미국 빅테크 실적은 좋았는데, 그 호실적이 오히려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투자는 늘어나는데 수익성은 아직 안 보인다, 이런 불안이죠. 그 불안이 태평양 건너 한국 반도체주까지 끌어내린 셈입니다.
이번이 처음 흔들린 게 아닙니다. 이달 7일부터 이미 하락이 시작됐었거든요.
그땐 반도체 이익 전망과 금리 상승이 부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로는 소비자물가지수, 그리고 수입물가 충격이 시장을 눌렀다는 게 KB증권의 분석입니다. 압박하는 이유가 바뀌어가면서, 하락이 이어진 겁니다.
흐름을 몇 달 단위로 떼어놓고 보면 더 또렷합니다. 7월 말에 저점을 찍고, 8월과 9월 반등과 횡보를 거쳐 이달 초까지 회복을 시도하다가, 다시 꺾인 거죠. 한 번 떨어지고 끝난 게 아니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서 바닥을 다시 확인하러 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런 흐름을 'W자형' 바닥이라고 짚었습니다. 급락한 뒤 반등했다가 다시 떨어지면서 저점을 재차 확인하는 흐름이라는 거죠. 과거 코스피가 25퍼센트 이상 급락했던 사례들을 보면, 2020년 코로나 때를 빼고는 급락 뒤 바로 치고 올라가는 'V자형' 반등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이렇게 두 번 세 번 흔들리면서 바닥을 다졌거나, 아니면 그대로 하락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서 다들 묻고 싶은 건 하나죠. 그래서 지금이 바닥이냐는 겁니다.
다만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은 아직 없습니다. 이 연구원도 "현재 시장이 하락장으로 이어질지, 상승장으로 복귀할지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 바닥이 첫 번째보다 낮았던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이 중요합니다. 반등한다고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거든요. 지금 반등처럼 보이는 구간이 사실은 다음 하락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럼 뭐가 바뀌어야 이 흐름이 끝날까요. KB증권은 두 가지를 짚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우려, 그리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풀려야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유가를 언급했습니다. "이란 협상처럼 유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뉴스가 더할 나위 없다"고 했습니다. 유가가 꺾이면 물가 압력이 함께 꺾일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주목할 지표로는 미국 공급관리협회, ISM 제조업지수의 가격 항목, 그리고 고용지표의 임금 상승세를 꼽았습니다. 이 두 지표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 물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반대로 흘러갈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물가 불안이 추세적으로 계속된다는 증거가 쌓이면, 증시의 어려움도 쉽게 풀리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한두 분기 동안은 낙관적인 물가 지표와 비관적인 물가 지표가 한두 달 주기로 번갈아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니까 당장 다음 달 지표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좀 더 긴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죠. 다만 1년 정도의 장기 시계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도 밝혔습니다.
결국 지금 시장이 묻고 있는 건 단 하나입니다. 반등이 진짜 반등인지, 아니면 다음 하락 전의 숨 고르기인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표 하나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유가 뉴스 하나, 임금 지표 하나가 나올 때마다 시장의 해석이 또 바뀔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정리하면, 오늘 핵심은 이겁니다. 코스피가 다시 떨어진 건 반도체주 약세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친 결과고,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런 급락 뒤에는 한 번에 회복되기보다 반등과 재하락을 거치는 W자형 흐름이 많았습니다. 지금 반등이 온다 해도, 그게 진짜 바닥인지는 유가와 물가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