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5대 업종은 공정을 탈탄소로 바꾸고, 전기차·배터리·SMR 등은 10대 녹색산업으로 선정해 육성한다.
민간은 포스코홀딩스 수소환원제철 등 약 220조원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지만, 전기차 생산세액공제는 이번에도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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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기차 보조금이나 태양광 이야기, 뉴스에서 자주 보셨나요. 그런데 이게 몇몇 업종 지원 소식이 아니라 철강부터 반도체까지 산업 전체의 설계도를 다시 그리는 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1000조원 계획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짚어 뒀어요.
01/ 03💰 숫자 확인1000조원은 어디서 나오나요?
정부는 2026년 10월 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이 전략을 발표했어요. 2035년까지 재정 200조원,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5대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증을 통한 기후금융 790조원 이상을 더해 1000조원 규모입니다. 당장 움직이는 돈도 있어요. 기후대응기금이 올해 2조 6000억원에서 내년 7조 6000억원으로 늡니다. 녹색국채는 2027년 상반기까지 발행 기반을 마련한 뒤 2028년 첫 발행 계획이에요.
02/ 03🏭 두 갈래 작업왜 철강과 전기차를 같이 다루나요?
돈의 쓰임이 두 방향으로 갈립니다. 하나는 이미 있는 산업의 공정을 바꾸는 쪽이에요.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 다배출 5대 업종의 생산 공정을 탈탄소 방식으로 전환합니다. 철강은 수소환원제철을 2030년 30만 톤 실증, 2035년 250만 톤으로 확대하고 2050년에는 생산 전체를 무탄소 기반으로 바꾸는 게 목표예요. 다른 하나는 새 산업을 키우는 쪽입니다.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SMR·전력반도체 등이 '10대 녹색산업'으로 선정됐어요.
🔎 더 보기: 수소는 어디서 구하나요
수소환원제철에 쓸 수소를 만들 설비도 같이 짓습니다.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50㎿급 이상 대규모 수전해 설비를 구축하고, 원전과 연계한 10㎿ 규모 핑크수소 수전해 설비도 실증해요. 배관망과 생산·활용 설비의 국산화도 지원합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100만 톤 수준인 국내 청정수소 생산능력을 2035년 연간 1억 5000만 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에요.
04/ 03⚖️ 빠진 칸전기차는 왜 또 제외됐나요?
지원 품목을 보면 한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정부 쪽
태양광·풍력·2차전지 주요
품목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고, SMR의 국가전략기술 지정도 추진합니다.
한국형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2036년까지 한시 시행하되 대상에 반도체·2차전지·태양광·풍력 기자재를 넣었어요.
재계 쪽
자동차 업계가 요구해온 전기차 생산세액공제는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이어 이번에도 빠졌습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에만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전기차 업계가 중국의 공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어요.
전기차는 글로벌 점유율 3.8%로 8위인데, 2035년 8%·3위가 목표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이번 발표는 보조금 확대 소식이 아니라 산업 설계도 교체입니다. 돈이 어느 품목에 붙고 어느 품목에서 빠졌는지가, 앞으로 10년 뒤 그 업종의 자리를 가릅니다.
✍️ 에디터 노트
솔직히 1000조원이라는 숫자를 처음 보고 규모 과시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내역을 따라가 보니 재정 200조원과 정책금융 790조원이 갈라져 있고, 기금은 올해 2조 6000억원에서 내년 7조 6000억원으로 당장 움직이네요. 큰 숫자보다 어느 품목이 목록에 들었나가 더 많은 걸 말해 주더라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은 10월 7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녹색대전환 전략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 번 상상해보시겠어요. 용광로 앞입니다. 쇳물을 뽑으려면 석탄을 태워야 하죠. 수백 년간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석탄을 수소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철강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공정을 바꾸는 게 아니라, 공장을 다시 짓는 수준이거든요. 수소를 어디서 구할지도 문제고요. 그래서 수소환원제철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실제로는 지지부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가 돈을 들고 나왔습니다. 재정과 정책금융을 합쳐서 1000조 원. 2035년까지 쓰겠다는 계획입니다.
이게 철강 한 업종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석유화학, 정유, 시멘트, 반도체, 디스플레이. 탄소를 많이 내보내는 다섯 개 업종 전체의 생산 공정을 바꾸겠다는 겁니다. 반대쪽에서는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풍력, 소형모듈원자로 같은 걸 열 개 산업으로 묶어 키우겠다고 했고요.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이제는 환경과 성장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추격자에서 벗어나 녹색시장의 선도자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보통 이런 계획은 정부가 짜고 기업이 따라가는 구조죠. 그런데 이번에는 민간이 22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따로 들고 왔습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수소환원제철, 한화큐셀의 차세대 태양전지,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주거공간 전환 같은 사업들입니다.
민간협의체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정부가 계획을 세우고 기업이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민간이 함께 설계한 전략"이라고 밝혔습니다. 220조 원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고도 했고요.
다만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전기차는 생산세액공제에서 또 빠졌습니다. 국내에서 만들어 팔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인데, 반도체와 배터리, 태양광, 풍력 기자재는 들어갔고 전기차는 빠졌습니다. 지난번 세법개정안에서도 그랬거든요.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에만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전기차 업계가 중국의 공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전기차의 세계 점유율은 지금 열 대 중 한 대에도 못 미칩니다. 순위로는 여덟 번째고요. 정부는 2035년까지 세 번째 자리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1000조 원이라는 숫자는 분명 큽니다. 10년에 걸쳐 쓰는 돈이고요. 하지만 돈의 크기가 전환의 속도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수소를 어디서 얼마나 싸게 구할지, 바뀐 공정으로 만든 철강이 시장에서 값을 받을 수 있을지. 이런 건 아직 열려 있는 문제입니다.
카이스트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손정락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인공지능은 먹고사는 문제를, 녹색전환은 죽고사는 문제를 다루는 수단이라고요. 그러면서 죽고사는 문제를 먹고사는 문제로 바꾸는 게 이 전략의 지향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오늘 핵심은 이겁니다. 정부가 10년간 1000조 원을 투입하는 녹색대전환 계획을 내놨고, 이번에는 민간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기후 대응을 비용이 아니라 산업으로 보겠다는 접근이죠. 다만 전기차 세제 지원처럼 업계와 정부의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