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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서 판다? 공매도, 다시 열린 시장의 두 얼굴

1년 넘게 금지됐던 공매도가 재개되며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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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을 판다'는 뜻의 공매도는 말 그대로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고, 나중에 가격이 내려간 뒤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예상대로 떨어지면 그 차익이 고스란히 이익이 되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공매도의 성패는 철저히 '주가 하락'에 달려 있고, 그래서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악재를 퍼뜨려 주가를 끌어내린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물론 공매도가 시장에 해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하락장에서도 거래가 끊이지 않도록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열된 주가에 브레이크를 걸어 거품을 막는 순기능도 있다. 실제로 상장 두 달 만에 주가가 다섯 배 가까이 뛴 한 로봇 기업의 사례에서는, 공매도 금지로 오히려 과열이 진정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2023년 11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시장 방어 차원이 아니라, 고금리 지속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커진 불확실성, 그리고 개인과 기관 사이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겹친 조치였다. 개인 투자자는 90일 안에 빌린 주식을 갚아야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에는 상환 기한 자체가 없었고, 담보비율도 개인에게 더 불리했던 만큼, 이 불평등을 손보겠다는 취지가 컸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제도 자체도 손질됐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잡아내는 중앙점검시스템이 새로 구축됐고, 등록번호를 받은 법인만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높였다. 개인의 담보비율은 기관 수준으로 낮추고 기관의 상환 기한은 개인과 같은 90일로 맞추는 등, 그간 지적받아온 불균형도 상당 부분 조정됐다. 위반 시 처벌 수위도 크게 강화돼,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해졌다.

시장이 공매도 재개에 거는 기대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헤지 수단을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계기로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는 기대다. 공매도 금지가 그간 지수 편입 평가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온 만큼, 이번 재개가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한 외국인 자금이 쉽게 돌아오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고,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아져야 진짜 반등이 온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새로 만든 점검 시스템이 불법 거래를 얼마나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을지도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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