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은 그대로인데 집값 뉴스만 봐도 한숨 나오는 요즘이죠. 그런데 어떤 가구는 같은 4년 동안 자산이 거의 두 배로 늘었어요. 격차가 벌어진 속도를 보면 단순한 체감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누가, 무엇으로 이렇게 빠르게 불어났는지 들여다봤어요.
01/ 05📉 상위 0.1%는 얼마나 불어났나지난해 한국 상위 0.1% 가구의 순자산 총액은 357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어요. 2021년 183조 1000억 원에서 4년 만에 174조 1000억 원, 95.1% 늘어난 거예요. 같은 기간 전체 가구 평균 순자산 증가율은 30%대였어요. 상위 0.1~1% 가구는 34.4%, 상위 1~10% 가구는 26.8% 늘어난 데 그쳤으니, 최상단으로 갈수록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셈이에요.
02/ 05🔍 가구당 평균으로 보면 얼마나 벌어졌나가구당 평균치로 환산하면 격차가 더 선명해져요. 상위 0.1%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2021년 96억 2000만 원에서 지난해 157억 5000만 원으로 61억 3000만 원 늘었어요. 상위 0.1~1% 가구는 약 9억 9000만 원, 상위 1~10% 가구는 2억 5000만 원 증가에 그쳤어요. 6년 단위로 보면 상위 0.1%는 98%가량 증가했지만 전체 가구 평균은 34% 늘어나는 데 머물렀어요.
03/ 05💸 돈을 불린 건 주식이 아니라 무엇이었나최상위층 자산 증식의 핵심은 부동산이었어요. 상위 0.1% 가구의 평균 부동산 자산은 2019년 약 56억 원에서 지난해 150억 7000만 원으로 급증했고, 6년간 증가액은 약 94억 60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순자산 증가액 78억 1000만 원을 웃돌았어요. 반면 주식·채권·펀드 보유액은 14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머물렀어요. 전체 부동산에서 상위 0.1%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9%에서 3.8%로 두 배가 됐어요.
04/ 05⚠️ 왜 이렇게 벌어졌나전문가들은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맞물린 구조에 주목하고 있어요.
진입장벽론
허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금 동원력이 큰 자산가들은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부동산을 통한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어요.
지역 구조론
이승희 KDI 연구위원은 "단순한 주택 보유 여부보다는 수도권 주택 보유 여부가 자산 격차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두 분석 모두 집값 상승의 수혜가 이미 자산을 가진 쪽에 쏠렸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어요.
05/ 05🌐 한국만의 현상인가최상위층 자산 집중은 한국만의 일은 아니에요. 미 연준에 따르면 2019년 말부터 올해 2분기까지 미국 상위 0.1% 가구의 순자산 증가율은 약 109%였어요. 한국은 2019~2025년 기준 124%로 집계돼 미국보다 속도가 빨랐어요. 프랑스 역시 상위 1% 가구가 전체 가계 자산의 15%를 쥔 반면 하위 50%는 7%에 그쳤어요.
🔎 더 보기: 한국 자산 격차, 다른 나라와 뭐가 다른가 미국은 주식 중심으로 자산을 불렸고 한국은 부동산 중심이에요. 허정 교수는 "미국은 우상향하는 주식 쪽에 투자를 많이 했고, 한국은 횡보하는 주식보다는 우상향하는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부동산 외 대체 투자처가 부족한 게 쏠림을 키운 배경으로 지목돼요.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상위 0.1% 가구의 순자산이 4년 만에 95% 늘어난 건 집값 상승 덕이었어요. 같은 기간 전체 가구 평균은 30%대 증가에 머물렀으니, 부동산을 먼저 가진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의 간극이 더 벌어진 거예요.
✍️ 에디터 노트: 이 수치가 올해 상반기 집값·증시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전문가들은 중간층의 주택 취득 기회를 넓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고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8일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그 숫자들을 오늘 풀어보겠습니다.
상상해봅시다. 같은 아파트 단지, 비슷한 평수에 삽니다. 한 집은 오래전에 집을 샀고, 한 집은 전세를 살며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겠다고 벼르는 중입니다.
4년이 지났습니다. 한 집의 자산은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다른 집은 대출 규제 때문에 살 수 있는 집의 범위가 더 좁아졌습니다. 같은 동네, 같은 시간을 지났는데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게 지금 한국 최상위 자산가들 얘기입니다. 상위 0.1퍼센트 가구의 순자산이 357조 2000억 원, 2021년보다 174조 1000억 원 늘었습니다. 95퍼센트, 거의 두 배입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 평균 순자산은 30퍼센트대 늘었습니다. 최상위층 증가율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격차가 벌어진 속도 자체가 다른 겁니다.
이 집들이 특별히 투자를 잘해서 불어난 게 아닙니다. 늘어난 돈의 대부분이 집값에서 나왔습니다. 상위 0.1퍼센트 가구의 부동산 자산 증가액이 순자산 증가액보다 더 큽니다. 주식이나 펀드는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집을 갖고 있던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돈이 불었고, 집을 아직 못 산 사람은 그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이게 한 사람, 한 가구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위 0.1퍼센트부터 1퍼센트까지, 그리고 1퍼센트부터 10퍼센트까지, 같은 부유층 안에서도 증가율 차이가 뚜렷합니다. 최상단일수록 더 빨리 불어났습니다. 부자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거죠.
서강대 허정 교수는 이 구조를 이렇게 짚었습니다. 집값이 오르면 이미 집이 있는 사람은 자산을 더 불릴 수 있지만, 뒤늦게 사려는 사람은 진입장벽이 그만큼 높아진다고요. 특히 현금을 많이 쥔 사람들은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부동산이 전체 자산에서 상위 0.1퍼센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두 배로 끌어올린 반면,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자산에서는 이들의 비중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최상위층이 돈을 불린 방식이 다변화된 투자가 아니라, 거의 부동산 한 가지에 쏠려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걸 두고 한국개발연구원 이승희 연구위원은 다른 설명을 보탭니다. 단순히 집이 있냐 없냐보다, 수도권에 집이 있느냐가 격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겁니다. 허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은 우상향하는 주식에 돈이 몰렸지만 한국은 횡보하는 주식 대신 우상향하는 부동산에 돈이 몰렸다고 짚었습니다.
이 흐름이 한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미국 상위 0.1퍼센트의 순자산도 같은 기간 109퍼센트 늘었습니다. 다만 한국의 증가율이 124퍼센트로 더 빨랐다는 점이 다릅니다. 프랑스에서도 상위 1퍼센트가 전체 가계 자산의 15퍼센트를 쥔 반면 하위 절반은 7퍼센트에 그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자산이 위로 쏠리는 흐름 자체는 공통적입니다. 한국이 유독 빠르고, 그 중심이 유독 부동산이라는 점이 다른 겁니다.
그럼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집값이 오르면 자산 가치가 오른다지만, 실제로 그 돈을 꺼내 쓸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집을 가진 사람도 세금과 주거비 부담이 같이 커지는 구조라서, 자산이 늘었다고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세대 양준모 교수는 중간층이 집을 살 기회를 넓히는 공급 확대와, 부동산 말고도 투자할 곳을 늘리는 정책이 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공급을 얼마나, 어디에 늘려야 할지, 그 답은 아직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오늘 핵심은 이겁니다. 최근 4년 동안 최상위 부유층의 자산이 거의 두 배로 불었고, 그 동력은 거의 전부 부동산이었습니다. 집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사이의 격차가, 소득이 아니라 집값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