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베트남에서 '마시타'로 팔던 제품을 2026년 8월 '꼬북칩'으로 되돌렸어요. 현지 이름으로 자리 잡은 브랜드를 국내명으로 다시 맞춘 거예요. 미국 등에서 파는 '붕고' 포장에는 한글 '참붕어빵'을 함께 넣었어요. 이건 본사 판단이 아니라 현지 바이어 요청이었어요. 파는 쪽에서 한글을 원했다는 뜻이에요.
02/ 04🛒 유통 요구한글 표기를 먼저 요구한 쪽은 누구일까?
빙그레의 '싸만코 클럽팩' 사례가 분명해요. 지난해 말 미국 코스트코가 먼저 한글 표기를 요청했어요. 영문 중심이던 디자인에 한글 로고를 더해 정통 K푸드 이미지를 강화한 거예요. 제조사가 한국색을 밀어 넣은 게 아니라, 현지 대형 유통이 그걸 상품성으로 본 거죠. 수요의 방향이 뒤집힌 지점이에요.
03/ 04🗣️ 발음 차용설명하는 이름을 버리고 발음을 남기면 뭐가 달라질까?
동원F&B는 미국에서 파는 고추참치 영문명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요. 'Tuna with Hot Pepper Sauce'에서 'Gochu Tuna'로요. 매운 소스라고 풀어 설명하는 대신 '고추'라는 단어를 그대로 남기는 선택이에요. 제품 정보는 줄고 고유명사 느낌은 커져요. 와사비나 스리라차가 번역 없이 쓰이는 경로와 비슷해요.
04/ 04🏪 매장 확대한글 브랜드가 현지 매장에서 얼마나 퍼졌을까?
파리바게뜨는 건강 베이커리 '파란라벨'을 싱가포르에 내놓으며 국내 한글 브랜드명과 로고를 그대로 썼어요. 영문명을 병기하면서도 한글 로고를 전면에 배치했어요. 올 2월 싱가포르 파라곤점에서 처음 선보인 뒤 최근 싱가포르 28개 전 매장으로 판매를 확대했어요. 올 6월에는 동남아 6개국 88개 매장에서 '안녕(ANNYEONG)' 캠페인도 시작했어요. 한국식 딸기 빙수 케이크, 고추장 치킨 김밥 랩 같은 제품을 함께 내놨어요.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한글이 포장에 남는 건 디자인 취향이 아니라 원산지 증명 역할이에요. 업계 관계자는 한글이 한국적인 감성과 정통성, 프리미엄 이미지를 상징하는 글로벌 브랜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 에디터 노트
읽기 어려운 문자를 그대로 두는 게 왜 팔리는 걸까요? 소비자가 글자를 해독하는 게 아니라 '이건 한국 것'이라는 표식으로 인식한다면, 번역은 오히려 정보를 더하면서 신호를 지우는 일이 돼요.
🗳️ 투표 해외 매장에서 한글 포장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① 믿고 집는다, 정통 같아서
② 반갑긴 한데 과하면 부담
③ 별 상관없다, 맛이 기준
④ 영문 설명이 더 편하다 -- 자료: 서울경제신문(2026년 10월 9일), 식품업계 한글 마케팅 동향 기사
팔리려면 현지 말로 바꿔야 한다. 수출의 기본 공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식품업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10월 9일 기준으로, 해외 매장 진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들여다봅니다.
싱가포르 파라곤 쇼핑몰의 한 베이커리 매장. 간판에 한글 네 글자가 걸려 있습니다. 파란라벨. 영문 표기도 함께 있지만, 앞에 나와 있는 건 한글입니다.
파리바게뜨가 올해 2월 이 매장에서 처음 내놓은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 쓰던 한글 이름과 로고를 그대로 가져갔습니다. 번역하지 않았다는 얘기죠.
예전 방식을 생각해보면 좀 이상합니다. 해외에 나가면 현지 소비자가 읽을 수 있게 바꿔주는 게 상식이었거든요.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은 팔리지 않는다고 봤으니까요. 그런데 이 매장은 지금 싱가포르 전역으로 확대됐습니다. 28개 매장 전부입니다.
이게 한 회사만의 선택이 아닙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 쓰던 이름을 되돌렸습니다. 원래 '마시타'라는 현지 이름으로 팔던 제품을, 올해 8월 '꼬북칩'으로 바꿨습니다. 애써 현지화해 놨던 걸 다시 한국 이름으로 돌린 셈이죠.
빙그레도 미국 코스트코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포장에 한글 로고를 추가했습니다. 동원F&B는 미국에서 '핫 페퍼 소스 참치'로 표기했던 이름을 '고추 참치' 발음 그대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빙그레의 경우, 한글을 넣자고 먼저 제안한 쪽은 한국 기업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말 미국 코스트코가 요청한 겁니다. 오리온이 미국에서 파는 붕어빵 제품에 한글 이름을 함께 넣은 것도 현지 바이어 요청이었습니다.
파는 쪽이 아니라 사는 쪽에서 한글을 원했다는 거죠. 그렇죠, 이건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마케팅 전략이라기보다 시장이 보낸 신호에 가깝습니다.
다만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6월부터 동남아 6개국 매장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안녕'입니다. 딸기 빙수 케이크, 고추장 치킨 김밥 랩 같은 제품을 내놨습니다.
이 흐름이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한글이 통하는 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은 시장에서인지, 아니면 그 범위를 넘어서는 일인지. 업계 관계자는 한글이 한국적인 감성과 정통성, 프리미엄 이미지를 상징하는 브랜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이 확인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오늘 핵심은 이겁니다. 번역을 포기한 게 아니라, 번역하지 않는 것이 더 잘 팔리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겁니다. 문자가 정보 전달 수단에서 브랜드 자산으로 바뀐 순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