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12장에 공정 600단계를 베껴 적어 중국에 넘긴 연구원 소식, 한 번쯜 보셨을 거예요. 이런 식으로 빠져나간 기술이 경쟁사 생산라인에 깔리면 처벌만으론 되돌릴 수 없어요. 그래서 정부가 수사권부터 손해배상까지 손보기로 했어요. 무엇이 달라지는지 짚어봤어요.
01/ 05📉 피해 규모 얼마나 되나
산업기술 해외유출에 따른 산업계 피해액이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23조 2700억 원으로 추산돼요. 개발비에 매출 손실, 기술우위 상실까지 더하면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 클 수 있어요. 반도체가 특히 집중 표적이었는데, 2021~2025년 국정원이 적발한 해외유출 107건 중 반도체가 40건(37.4%)이었어요. 디스플레이 21건까지 더하면 전체의 57.0%에 달해요.
02/ 05🔍 왜 지금 다급해졌나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기 때문이에요. 미국을 100%로 놓았을 때 한국과 중국의 종합 기술수준은 각각 90.2%, 89.1%로 집계됐어요. 격차는 2023년 5.0%포인트에서 올해 1.1%포인트로 좁혀졌어요.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82.1%)이 한국(79.2%)을 앞섰다는 평가까지 나왔어요.
03/ 05💸 뭐가 바뀌는 건가
산업통상부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줘 유출을 초기에 차단하는 게 핵심이에요. 전문성 있는 부처가 수사 초기부터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예요. 범죄수익 몰수·추징을 확대하고, 기술개발비를 손해배상액에 반영해 배상 실효성도 높이기로 했어요. 해외법인 매각이나 우회 M&A까지 심사 대상을 넓혀 사각지대도 없앤다는 계획이에요.
04/ 05⚠️ 중소기업은 괜찮을까
국내 유출 피해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쏠려 있어요. 지난해 경찰이 검거한 기술유출 179건 중 국내 유출이 146건(81.6%), 그중 중소기업 피해가 155건(86.6%)이었어요. 임직원 등 내부자가 연루된 사건도 148건(82.7%)에 달했어요. 문제는 매출 감소를 입증하기 어려워 배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05/ 05⚖️ 제도 강화로 충분할까
처벌과 배상 기준을 높이는 것만으로 피해 구제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해요.
정부·전문가
개발비를 배상 기준에 반영하고 몰수·추징을 확대하면 기술탈취의 경제적 이득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에요.
현장 지적
중소기업 기술침해 소송에서 평균 청구액 8억 원 중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1억 4000만 원에 그쳤다는 점에서, 증거 확보와 손해액 산정을 뒷받침할 전문인력 없이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우려예요.
제도 설계와 함께 집행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요.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기술 하나가 유출되면 사후 처벌로는 이미 상실한 경쟁우위를 되찾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대책의 출발점이에요. 그래서 정부는 유출 전 차단과 수사 신속성에 방점을 찍었어요.
✍️ 에디터 노트
배상 기준을 높여도 중소기업이 증거를 직접 확보해야 하는 구조는 그대로예요. 법이 바뀐 뒤 실제 판결 금액이 달라지는지가 다음 확인 포인트예요.
🗳️ 투표 기술유출 대책, 어떻게 보세요? ① 실효성 있을 것 같다 ② 집행이 더 중요하다 ③ 더 지켜봐야 한다
노트 열두 장. 거기에 깨알 같은 글씨로 공정 순서가 적혀 있었습니다. 600여 단계. 삼성전자가 5년에 걸쳐, 1조 6000억 원을 들여 완성한 18나노 D램 제조기술이었습니다. 연구원 한 사람이 그걸 손으로 베껴 적어 중국으로 넘겼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2026년 10월 19일, 산업통상부가 제76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발표한 기술보호 강화 방안을 기준으로 합니다.
노트 열두 장짜리 사건, 들어보신 적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검찰은 이 기술이 중국 창신메모리, 씨엑스엠티의 D램 양산에 실제로 쓰였다고 파악했습니다. 연구원 한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된 일이, 경쟁사의 생산라인까지 가 닿은 겁니다.
그 연구원은 왜 그랬을까요. 기사에는 그 동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비슷한 사례가 반복된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중국 기업으로 이직을 준비하던 직원이 이미지센서 공정자료를 수천 장 촬영하고 수백 장을 출력해 반출하려다 붙잡혔습니다. 올 8월,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습니다. 지난해에는 고대역폭메모리, HBM 관련 자료를 빼돌리려던 협력업체 직원이 출국 직전에 붙잡혔고요. 패턴이 보이시죠. 이직을 준비하거나,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자료를 들고 나가는 겁니다.
이게 한두 사람의 일탈이 아니라는 걸, 숫자가 보여줍니다. 한국경제인협회 추산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산업기술 해외유출로 인한 산업계 피해액이 23조 넘는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그리고 이 유출 사건들, 아무 분야에나 골고루 일어난 게 아닙니다.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해외유출 사건 가운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합치면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한국 수출을 지탱하는 바로 그 산업이, 가장 집중적인 표적이 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더 눈에 걸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해외로 나가는 기술만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경찰청 집계를 보면, 지난해 검거된 기술유출 사건 중 국내에서 벌어진 유출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 대부분 중소기업에 집중됐습니다. 전체 사건의 대부분이 중소기업 피해였고, 그중 상당수는 내부 임직원이 연루돼 있었습니다. 밖을 막는 동안, 안에서 새고 있었던 셈이죠.
왜 지금 정부가 이렇게까지 나서는가, 그 배경에는 중국의 추격 속도가 있습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100으로 놓았을 때 한국과 중국의 종합 기술수준 격차가, 몇 년 전만 해도 5포인트 넘게 벌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1포인트 남짓으로 좁혀졌습니다.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섰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격차가 이만큼 좁혀진 상태에서, 검증된 공정 노하우까지 넘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후발주자가 시행착오 없이 바로 양산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시간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입니다.
이번 대책, 꽤 구체적입니다. 산업부에 특별사법경찰, 특사경 권한을 줘서 기술유출 수사 초기부터 전문성을 투입하겠다는 겁니다. 해외법인 매각이나 우회 인수합병까지 심사 대상을 넓히는 것도, 기술이 넘어가기 전에 막겠다는 취지고요. 범죄수익 몰수·추징도 늘리고, 손해배상 산정에 기술개발비를 반영하겠다는 방향도 나왔습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법은 이미 손해액의 최대 다섯 배까지 배상하도록 돼 있습니다. 문제는 그 손해액 자체가 낮게 인정된다는 점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공개한 민사 판결 분석을 보면, 피해기업이 청구한 평균 배상액은 8억 원이었는데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그 5분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제도를 바꿔도, 실제로 법정에서 얼마를 인정받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겁니다.
그래서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개발비를 배상 기준에 반영하겠다는 방향은 맞는데, 그걸 입증할 전문인력과 제도적 지원이 중소기업에 충분히 갈 수 있을까요. 특히 매출이 특정 기술 하나에 몰려 있는 작은 기업일수록, 그 기술 하나를 빼앗기면 거래처와 시장을 통째로 잃을 위험이 큽니다. 그런데 바로 그 기업들이, 손해를 입증할 여력이 가장 부족한 쪽이기도 합니다.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는 아직 방안에 다 담기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오늘 핵심은 이겁니다. 기술유출은 해외로 나가는 사건만이 아니라 국내에서, 특히 중소기업과 내부자 사이에서 더 자주 벌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과, 피해를 실제로 입증하고 배상받게 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제도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제 관건은 그게 법정에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